본문 바로가기
봄/Book

감동의 습관(송정림)

by 하트입술 2011. 9. 11.
감동의습관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지은이 송정림 (책읽는수요일, 2011년)
상세보기



힘들 때면 책을 찾는 습관. 그 습관이 이 책을 찾게 했다. <감동의 습관>

아무런 정보 없이, 책 제목만 보고 책을 빌린 이 책은 나에게 정말 많은 감동을 주고, 나를 치유해 줬다.
힘들 때, 누군가가 옆에서 토닥이며 위로해주는 그런 느낌을 받게 해준 책.

출근길 책을 읽다가 울컥 울컥.

이건 내 이야기인데...
지금 내가 바로 이 상황인데...

누군가 내 마음을 속속들이 알고, "니마음 다 알아. 힘들었지?"하고 묻는 것 같은...
그래서 더 울컥하게 만든 책 <감동의 습관>

이 책을 읽고 난 후...
이 책을 최근 나와 같이 휘청거리고 있는 친한 언니와 동생에게 선물로 줬다.

그리고 앞으로도 누군가 힘들어 보인다면, 거리낌 없이 이 책을 선물할 것 같다.
발췌하고 싶은 부분이 너무너무 많았으나, 그 중 몇 부분만 발췌해볼까 한다.

무엇을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러나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는 건, 언제나처럼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물었습니다.
나는 언제 행복했을까?
그러자 하나둘씩 떠오르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대단하고 알므다운 기억들이 아니라, 아주 작고 정말 사소한것에 대한 짧은 기억들이, 마치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연인들의 키스 장면만을 이어놓은 필름처럼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 소설을 사들고 책상에 앉았을 때,
기차 시간표를 보며 여행의 계획을 세우던 스무 살의 여름,
무심히 올려다본 하늘에서 비행기가 낮게 지나가던 순간,
생각지도 않았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봄날 오후,
비 내리던 날, 할일 없이 따뜻한 방에 들어앉아 마셨던 커피,
증오하던 누군가를 용서했을 때,
눈물로 밤을 지새운 어느 새벽에 느껴지던 바람......

타인의 행복을 내 것인 듯 흉내 내며 좇던 날들에는 보이지 않던 나의 행복이, 지나간 시간 속에 숨어 있었습니다. '행복'이란 내가 이미 숱하게 겪어본 감정이었습니다. 아직 맛보지 못한,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더 큰 행복을 쫓느라 잠시 나의 마음을 잃었을 뿐이었습니다. - 6~7 page

서문에 쓰여 있던 글...
나는 어떤 순간에 '행복'했을까?
'행복'이란 단어가 멀리 느껴지는 요즘.
내가 최근 '행복'했던 때를 떠올려 보니~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책을 읽던 순간.
시간을 쪼개서 간 카페에서 우연치 않게 생음악을 듣게 되었던 순간.
여의도 한강 고수부지에서 강바람 맞으며 수다 떨던 순간 등이 떠오른다.

소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
왜 난 어느 순간 이러한 작은 행복을 잊고 지냈을까?

불현듯, 한동안 만나지 못헀던 친구가 생각납니다.
비 올 때 쓰고 나온 우산을
날이 개었다고 어딘가에 버려둔 것처럼,
세상살이가 쉽지 않았을 때
한껏 몸을 기울여 기대고 있던 친구를
그 사이 좀 살만하다고 해서 잊고 있었습니다.

늘 이런 식입니다. 일이 잘 풀려 내 자리가 안락할 때는 만나는 사람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아 까마득 잊고 삽니다. 오랜만에 전화 통화라도 할라치면 내 주변의 돌아가는 얘기들을 쏟아내느라 친구의 말은 귀담아듣지 않습니다. 잘 지내냐는 인사를 건성으로 던지고 "그냥 그렇지, 뭐"라고 힘 빠져 대답하는 친구에겐 "나도 그렇지, 뭐"하며 대충 함부로 대꾸합니다.
몇 주가 흐르고 몇 달이 흐르고, 잠시 맑았던 하늘엔 또다시 먹구름이 드리웁니다. 세상살이가 언제 그처럼 쉬웠냐는듯 다시금 혹독하게 나를 몰아세웁니다. 아, 다시 친구가 그리워집니다. 부랴부랴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습니다. - 23~4 page

바쁘다는 핑계로 멀리 했던 사랑하는 친구들...
힘들 때만 찾았던 친구들... 계속계속 쌓이기만 하는 친구들에 대한 미안함.
어떻게 해야 친구들에 대한 미안함을 덜 수 있을까?

매번 생각만 하고 실행하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손편지 쓰기.
올해 크리스마스엔 가까운 친구들에게 정성을 가득 담은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봐야지.

외로움을 피하려 하는 것,
고독으로부터 무조건 도망치려 하는 것은 자신으로부터 도망치려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고독을 받아들인 사람은 힘이 셉니다.
우주 끝에 떨어진 듯한 외로움 속에서
많은 날들을 견뎌본 사람은
두려움 없이 혼자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 49 page

과거에 비해 외로움이 익숙해졌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로움은 어색하다.

'화양연화'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때를 뜻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꽃처럼 짧고, 꽃처럼 순식간에 사라지는
청춘의 어느 날,
어쩌면 못 견딜 것 처럼 힘든 그 순간이
인생의 가장 아룸다운 한때일지도 모릅니다.
행복하지 않아도 아름답게 치열할 수 있다면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 65 page

어쩌면 못 견딜 것 처럼 힘든 그 순간.
지금 이 순간... 못 견딜 정도는 아니다. 조금 힘겨울 뿐...
그런데 왜 이리 휘청거리고 있는걸까?

뒤돌아보면,
우리에겐 늘 고비가 있어왔고,
결국 그 모든 것들을 그런대로 잘 지나쳐온 과거가 있습니다.
앞날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지난날을 돌아보면 고비의 순간은 결국
한때 머물렀다 결국 떠나고 마는
정류장이었을 뿐입니다.
다음에 도착하게 될 장소를 기대하며,
다가올 시간을 준비하는 정류장에서
우리는 잠시 숨을 고르고 있을 뿐입니다. - 71 page

일이 급하면, 스트레스가 쌓일 때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 것.
숨 고르기. 숨을 고르고 난 후 다시 뛰어야 하는데...
강약조절, 완급조절이 필요해.

사람들은 행복해지기 위해
참 많은 일들을 부지런히 해냅니다.
더 행복해질 거라 믿으며 공부를 하고
관계를 맺고 일을 합니다.
그런데 어른이 된 어느 날 문득,
예전보다 덜 행복한 자신을 보게 됩니다.
무언가를 가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음에도,
여전히 부족한게 많아
불만스러워 보이는 '나'입니다.
"나는 왜 예전처럼 행복하지 않은 걸까?"
그제야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아주 재미 없는 얼굴로, 꽤나 당황스러워 하면서. - 151 page

'행복', "지금 나는 행복할까?"
주말이자 추석 연휴에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 지금.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일을 할수 있음에, 아침에 출근할 곳이 있고 내 책상이 있음은 참 감사하지만,
주말에 일하는 것은 감사하지 않은?
무엇을 해야 더 행복해질지 고민 중인 요즘.

그 외에도 공감이 가던.. 참 좋은 글들!!

그르친 어제의 일 때문에,
오늘의 내가 풀 죽어 있으면
내일의 나도 한심해집니다.
어제의 일이 내일의 나를 짓누르게 해서는 안 됩니다.
어제는 어제, 오늘은 오늘,
이 순간의 나는 그저 이 순간의 나일 뿐.
나는 매 순간 새로 태어날 수 있고
시간마다 새로운 세계를 살 수 있는 기회의 사람,
행복한 시시포스 입니다. - 176 page

꽃이 참 탐스럽습니다.
내게 탐스럽다는 말을 들은 꽃보다
그 꽃을 쥐고 있는 내 손이 더 향기롭습니다.
옷이 참 예쁩니다.
내게 예쁘다는 말을 들은 옷보다
그 옷을 입은 내 발걸음이 더 산뜻합니다.
동료가 참 멋집니다.
내게 멋지다는 말을 들은 동료보다
그를 바라보는 내 표정이 더 뿌듯합니다.

이 세상은 아름다운 것들은 이렇듯 내가 느끼는 만큼 다가오고 내가 허락하는 만큼 머뭅니다. 무심하면 그저 지나치는 일들, 지나가는 사람들입니다. -  211 page

흐르는 세월이 안타까웠습니다.
나이를 먹는 것이 속상하고 두려웠습니다.
젊음을 특권이라 여기며,
특권을 잃은 내 나이를 창피해했습니다.
못난 마음을 단속하지 못하고
흘러가는 시간만 탓했습니다.
나태해지는 생각을 추스리기는커녕
어느덧 훌쩍 쌓인 나이 핑계만 댔습니다. 
바로 그 때 마라토너 페냐 크라운 할머니로부터 소중한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마라토너, 세상을 감동시킨 인생의 마라토너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늙었다고 주저하지 마세요. 내 마음이 원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도전해야 합니다." -217 page

오늘을 가장 멋지고 예쁜 나로 만들어보고 싶은 용기가 생깁니다.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벗들과 나누는 즐거운 축배부터 계획합니다.
카메라를 들고 나가기로 결심합니다.
심장은 두근거리고, 어디선가 내 인생의 박수 소리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 220 page

누군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지금 내가 느끼는 것,
내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이 곧 나 자신이라고.
자장가를 들으면 그 노래가 나에게로 들어와
평화로운 내가 되고,
시를 읽으면 시의 마음이 나에게 스며들어
내가 되는 법이라고.
따뜻한 그림에서 부족한 체온을 얻어내듯,
행복도 그렇게 전달되는 것이라고.
그래서 우리에겐
스스로 행복해지려 하기보다
이미 행복한 것들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더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230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