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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대통령 영결식

by 하트입술 2009. 5. 29.



서울시청 광장에서 그를 보냈다.

그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몰려든 40만명의 시민.
입추의 여지 없이 서 있는 그 모습.

무엇이 그들을 거리에 나오게 했는가?

그 모습에서 여러 장면이 떠올랐다.
2002년 월드컵, 2002년 대선, 2004년 탄핵반대 촛불시위, 2006년 월드컵, 2008년 광우평 촛불시위.
그리고 2009년 그를 기리기 위한 광장에서의 모임.

광장이란 공간을 시민에게 처음 내어 준 사람.
풀뿌리 민주주의가 싹틀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준 사람.

2002년 처음으로 한표를 행사했던 제16대 대통령 선거.
경선을 통해 올라온 그를 보며 새로운 정치에 대한 희망을 보았다.
이 나라도 바뀔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

그러나, 그가 집권하는 동안 그는 여러 곳에서 엄청난 공격을 받았다. 심지어 탄핵까지.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 아닌, 비주류가 대통령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자들의 끊임없는 도발.
그로 인해 이러 저러한 상처가 가득했던 그.

그럼에도 그는 꿋꿋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 걸어나갔다.
주변의 끊임없는 공격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힘들게 길을 걸어가는 그를 보면서, 그 당시 우리는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
그가 우리의 기대 이하라고, 그가 어떤 생각을 하면서 그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 전혀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단지 욕하기만 했다.
 
그 또한 마찬가지의 정치인이라고...
그리고 준비되지 못한 아마추어 정권이라고...

모든 것이 '노무현 탓이다'라고 희화화 하며, 헐뜯고 웃던 우리.

그러나 정권이 바뀌고, 급작스럽게 그가 서거한 이후
우리는 그를 이토록 애타게 그리고 있다.
그가 이루어낸 업적을 재평가 하면서...

우리는 왜. 그가 살아있을 때 그의 업적을 제대로 보지 못했을까.
왜. 그를 그다지도 미워하고 헐뜯었을까.

그를 보내며, 많은 생각이 오간다.

진심으로 국민을 사랑했던 대통령.

그를 통해 이 사회의 희망을 보았고...
그로 인해 다시 민주주의가 꿈틀거리고 있다.

결국 그의 희생으로 이 사회가 바뀌려 하고 있는 것이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은 우리의 영원한 대통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