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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Movie

토일렛

by 하트입술 2010. 12. 17.

오늘 퇴근길에 보고 온 <토일렛>

이 영화는 개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모르고 있다가,
지난주 게으른기자(절대 안게을러 보이나...닉넴은?) 김기자님이 추천해 주셔서 본 영화.

사실 퇴근 직전까지 <토일렛>,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 <투어리스트>, <베리드> 중 무얼 볼까 고민하다가~
다시 한번 김기자님한테 최근작 중 추천을 요청드려 톨스토이를 걸러낸 후 고른 영화이다.

영화를 본 후엔, 역시 좋다! 싶은! ^^

영화 보기 전에 이것저것 알아보고 가는 편이 아니었는데~
영화 주인공으로 <카모메 식당>과 <안경>에 나온 모타이 마사코가 나오고
보고와서 보니, <카모메 식당>과 <안경>, <요시노 이발관>의 오기가미 나오코가 감독이었다는!

난.. 모타이 마사코의 무표정한 표정이 너무나 좋은데 말이지~
그 특유의 무표정함. 카모메 식당에서부터 반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

엄마가 죽고 난 후 남겨진 삼남매와 외할머니.
장남다운 차남 레이. 하지만 그는 같은 셔츠 7장을 매일 돌려입고, 프라모델 광인 오타쿠인 연구원.
공황장애를 가진 장남 모리, 집 안에서만 4년간 지내다가 혼자 나가기 시작하고.. 안 치던 피아노도 치기 시작한 피아니스트.
반항아 기질이 다분한 막내 리사.
그리고 무언가 미심쩍은 영어를 하나도 못 알아듣는(?) 할머니.

그들에 관한 매우 잔잔한 이야기 <토일렛>
서서히 바뀌어 가는 그들~

프라모델 보단 가족을 더 위하게 되는 레이
공황장애를 서서히 이기고 본업이었던(?) 피아니스트로 거듭나는 모리
그리고 점차 밝아지는 리사와
가족들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하다 돌아가신 할머니.

일본영화의 장점.
잔잔한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잘 풀어간다는 것.
그래서 난 일본영화가 좋다. 우리나라 영화 같이 자극적이지 않아도~
영화의 완성도는 충분히 높다는 것. 왜 우리나라는 그런 영화를 못 만들까?

일본이라는 나라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소설이나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일상을 너무나 담담하게 그러면서도 공감가게 풀어내는 것을 보면 참 부럽다.
문화에서 그렇게 다양한 컨텐츠들을 담아낼수 있다는게.

너무나 좋았던 영화 <토일렛>

<토일렛>에 만두와 맥주를 마시는 장면이 나왔는데~
안타깝게도 만두 없이 맥주만 마시고 있는 나. ㅋ

기억이 남았던 대사 하나.
"좋아하는걸 하는 데엔 이유가 없어!"

그래... 좋아하는걸 하는 데엔 이유가 없어!
근데 난 좋아하는게 너무 많아서 큰일이야. ㅠ.ㅠ

일도 좀 더 퍼펙트하게 잘 해냈으면 좋겠고~
영화도 많이 많이 보고 싶고, 책도 많이 많이 읽고 싶고!
밸리댄스도 잘 하고 싶고, 살사나 탱고도 배우고 싶고!
플룻도 잘했음 좋겠고, 보드도 잘 타고 싶고!
와인도 공부하고 싶고, 커피고 공부하고 싶고!
프로보노 활동도 좀 더 열심히 하고 싶고!
운동도 매일 해서 이쁜 몸매 만들고 싶고!
다양한 주제로 학회지에 글도 많이 내고 싶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번갈아 가며 매일 매일 보고 싶고!

내게 주어진 시간 보다 하고 싶은게 너무너무너무 많~다.
능력에 비해 과한 욕심과 열정.
그래서 맨날 피곤하게 사는건가?

여하튼. "좋아하는걸 하는 데엔 이유가 없어!"
이 한마디에 많은 생각이 오가더라~ 12월이라 더 그런거 같음. ^^

근데 좋아하는 거에.. 왜 논문쓰기는 해당이 안되는걸까? ㅋㅋㅋ
학회지 쓰는건 즐거운데, 논문은 그 중압감에 즐거움을 전~혀 느낄수가 없다. 전혀전혀전혀!

당장 내년부턴 논문모드로 돌입하려 하는데.
논문보다 재미있는 것들이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 많아 걱정이다. 에혀~

좋아하는 걸 하는 데엔 이유가 없다지만,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 순 없기에...
살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도 있기에... 그래서 논문도 써야 하는거겠지.
영구수료로 남긴, 2년간 잠 못자며 빡세게 공부한게 너무나 아까우니말이지~

에잇. 논문 생각하니 우울해짐(죄송함다 교수님...).

잠이나 자야지~ 룰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