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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Book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3: 송과장편(송희구)

by 하트입술 2022. 9. 23.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의 완결편인 3권 송 과장 편

각색되었겠지만 저장인 송희구 자신의 이야기다. 

1, 2권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지만 3권은 왠지 읽을만 할 것 같아서 사서 읽은 책. 예상대로 1, 2권과 달리 소장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책을 읽다가 부분 부분 공감이 되는 부분이 어찌나 많은지. 

3권을 다 읽은 후 신랑에게 이 책을 읽으라고 강권하고 있는데 그는 아직 책을 안 읽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강제로라도 읽힌 후 둘이 토론을 좀 해봐야 할 것 같다. 

요즘 젊은 직장인들의 공통 관심사는 투자다. 정 대리는 한방 주의고, 권 사원은 한걸음주의다. 정 대리는 한방에 대박을 터트려 부자가 되고 싶어한다. 권 사원은 한 걸음씩 걸어가면서 배우고자 한다. -23page

한방 주의인 신랑과 한걸음주의인 나. 그래서인지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서로가 서로를 이해를 하지 못해서 갑갑한 우리. 

진짜 경제적 자유는 말이야. 재정적인 여유와 정신적인 자유가 합쳐져야 해. 그게 진짜 경제적 자유라고 봐. 햇살 좋은 날에 차 한잔하면서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여유. 돈 걱정 없이 가족과 보내는 행복한 일상,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하는 소중한 추억. 그런 게 진정한 경제적 자유가 아닐까 싶어. 자네 생각은 어때? -241page

부자는 아니었지만 결혼 전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느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또래에 비해 조금은 높은 월급. 그만큼 근무강도도 셌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받는 돈이고, 그 돈으로 원하는 것들은 거의 다 할 수 있어서 경제적으로 자유로웠다. 일주일에 서너번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일년에 두어번 해외여행을 가고, 남은 돈은 펀드나 저축을 하고. 

그런데 결혼을 하고 나니 재정규모가 더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자유가 사라졌다. 특히 아이를 낳고 나니 더더욱. 결혼 전 내가 번 돈으로 현재의 나만 책임지면 되다가, 이제는 두명의 돈으로 세명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져야 하니 부족한 것은 당연. 거기다 집과 관련된 지출... 

돈 걱정 없이 행복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날이 올까? 내가 다시 일을 해서 대출만 없애면 가능해지려나? 하하하 

"재정적 여유는 정말 마음만 먹으면 어떻게든 이룰 수 있다네. 그런데 그떄마다 자신의 기준을 흔드는 순간들이 계속 찾아올 거야. 그떄 필요한 게 정신적 자유라는 원칙이야. 자네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재정적 여유, 그보다 더 중요한 정신적 자유, 그리고 이것을 합한 궁극적인 목표. 경제적 자유.

내가 왜 돈을 벌어야 하는지 본질에 대해서는 생각해본적이 없다. 본질은 책을 통해 머리로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243page

경제적 자유와 정신적 자유. 나는 정신적 자유를 누리는 상태인가? 아마도 아닌 것 같다. 

아내와 나는 책 읽는 것이 공통된 취미다. 종이와 연필이 필요하고 읽을 책만 있으면 된다. 남들이 차를 바꾸거나 쇼핑하는 돈으로 우리는 자산을 사고 판다. 

다시 생각해보면 젊을 때 즐기라는 말이 흥청망청 돈 쓰고, 음주가무를 하라는 뜻이 아니고, 진심으로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에너지와 돈을 쓰라는 뜻일 수도 있다. -282page

청에서 일을 하기 위해 한 묶음의 서류를 낼 때 받아보고 당황한 부분이 한 곳 있었다. 취미와 특기를 쓰라고 한 곳. 취미와 특기를 명시해야 하는 상황. 나의 취미와 특기가 뭔지 고민을 하다가. 취미는 독서와 영화감상, 특기는 달리기라고 적었다. 

서울 한 구석에 살면서 거리가 먼 대학, 직장을 다닌 덕분에 가방에 책 한권을 들고 다니는게 습관이 되어 버렸다. 가방에 책이 없으면 불안한. 항상 가방에 책과 수첩이 있으니 약속이 펑크가 나거나 시간이 떠도 항상 할일이 있었다.  책을 읽거나 수첩을 정리하고 메모를 하고 있으면 되니...

그런데 20여년간 지속되어 온 그 습관과 취미가 청에 근무하면서 사라져버렸다. 새벽 6시에 택시를 타고 출근해서 13시간 이상 근무 후 파김치가 되어 집으로 오는 일상이 반복이 되니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여유가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독립을 하고 결혼을 해서 지하철 이동거리가 10분으로 짧아져버리니 지하철에서 책을 읽을 시간도 사라졌다. 직장과 집이 가까워져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는데 왜 그 시간에 책을 많이 읽지 않았을까? 

그나마 임신 중에는 밀리의서재로 소설책을 엄청나게 읽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다시 책 읽기에 매진 중이니. 다행인건가? 

집을 살 때는 아무리 초보라도 교통, 직주근접, 로얄동, 로얄층, 구조, 세금, 복비 모두 계산해가며 산다. 그런데 주변에서 주식하는 사람들의 공통죈 특징은 그 회사의 본사 주소조차 모르고 산다는 점이다. 회사의 5년간 매출과 순이익은 더욱 모르고 산다. 대부분 남이 말해준 싸구려 정보나 희망회로 선글라스를 쓰고 보는 차트. 직감에 의해 산다. 여기서부터 승자와 패자가 결정된다. 

가장 좋은 결과를 내는 방법은 더 귀찮고, 더 어렵고, 더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쉽게 사고 쉽게 판다는 것은 덜 고민하고 덜 공부하고 덜 조샇나다는 뜻이다. -292~293page

완전 찔렸던 부분. 싸구려 정보를 가지고 주식을 산 덕분에 5년전 산 주식이 아직도 물려있다. 도대체 언제 원금회복이 될지 알수 없는 상황... 하하. 이제 난 주식은 하지 말아야지. 

생각해보면 투자는 단순히 어떤 기술이나 정보가 아닌 것 같다. '어떻게 살아가느냐'의 문제이다.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포기할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꾸준히 관리하고 견뎌내는 것이다. 매일매일 누적되는 지식보다 한 단계 더 올라선 인생관과 가치관에 대해 배워가는 것이다. 결국에는 '뭘 해도 안 될 놈'에서 '뭐라도 하면 될 것 같은 놈'으로 스스로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가는 과정인 것 같다.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을 보면 진부하기 짝이 없다. 일찍 일어나고, 명상을 하고, 책을 읽고, 관심 분야에 깊이 파고 들고, 운동을 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 당장 일어나서 실천하고, 메모하고, 계획적인 삶을 살고, 담대한 목표를 만들고, 자신을 통제하고, 윤리적이며, 두려움에 맞서는 용기를 가지고, 좋아하는 일을 한다. 어디서 베껴 쓰기라도 한 것처럼 똑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부하고 뻔한 과정이 바로 성공의 함수이다. 함수라고 하면 어려우니 덧셈 뺄셈이라고 하자. 결국 성공은 무엇을 더 하고, 무엇을 덜 하는지의 문제다. -299page

매일 매일의 누적. 어떻게 살아가느냐. 이것도 해야지 저것도 해야지 머리로 생각만 하면서 실천하지 못하는 요즘. 

책을 많이 읽어야지. 책을 읽고 서평을 써야지.

소설책 말고 전공책이나 사회과학 서적을 읽어야지. 

블로그에 글을 써야지. 복지정책 관련. 육아 관련. 서평. 여의도와 마포, 서촌북촌의 맛집.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들.

매일 만보씩 걸어야지. 근력운동을 해야지. 

머리 속 가득한 생각. 그리고 부족한 행동. 조금씩이라도 나아지고 있어서 다행인데... 시간이 부족하다. 흑! 

운도 실력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평소에 자신을 가다듬고 통제하고 집중하고 있어야 한다. 혹시나 운이 다가왔을때 거침없이 잡아채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이 뜨겁게 예열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운이 끝나갈 때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대처하는 것까지가 운을 다스리는 실력이다. 

성공에 운이라는 것은 있을지라도 우연이라는 것은 없다. 혹시라도 운이 나를 좌지우지할까봐 운의 영역을 뛰어넘기 위한 정도의 지독하고 치열한 노력을 하려고 한다. 그런 노력 없이 남들보다 빨리 성공할 수 있는 '꿀팁'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어떠한 우연과 어떠한 꿀팁도 찾아다니지 않는다. -300page

운이 다가왔을 때 거침없이 잡아채긴 한 것 같다. 생각지도 않다가 갑자기 청에서 복지전문가가 필요하다며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고 그대로 일을 하게 되었다. 근데 운이 끝나갈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대처하지는 못했다. 들어간 것에만 신난 나머지. 이후 어떤 스텝을 밟아야 할지까지는 생각을 못한거다. 게다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더더욱 꼬여버린 나의 커리어. 

그래서 요즘 고민이 참 많다. '지독하고 치열한 노력'을 위해서 지금 난 '박사논문'을 쓰는게 우선인데... 육아를 하며 박사논문은 엄두도 안나고. 원하는 곳을 재취업하려고 보니 자리가 안 난다. 차선책인 곳이라도 갔어야 하는데. 마음에 안든다며 이력서도 넣지 않았다가 지금에야 후회하는 상황.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아티클 2개를 써서 학술지에 투고한 후 박사논문을 쓰기 시작하는건데... 왜 이렇게 엄두가 안나는걸까? 

가난하게 태어나는 것은 죄가 아니다. 하지만 가난을 물려주는 것은 죄가 된다. 가난을 물려준다는 것은 돈이나 경제력을 물려줌을 뜻하는 게 아니다. 가난한 사고방식과 행동습관들을 물려주는 것을 뜻한다. 

가난이 창피하지는 않았다. 단지 불편했을 뿐이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모님은 얼마나 열심히 사셨을지 마음이 짠하다. 만일 부모님이 불평만 하고 나라 욕하고 현실에 안주한채 게으르게 살았다면 나도 분명히 가난의 습성을 물려받아 나태했을 것이다. 금수저보다 백만 배 소중한 성실함과 강인함을 알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 

내 자녀에게도 물질보다는 근면함, 가족간의 화목한 분위기, 밝은 미소를 물려주고 싶다. 책에서 본 부자의 습성을 물려주고 싶다. -308page

항상 퇴근 후 책을 읽던 아빠를 보고 자라서 나 또한 책을 좋아하게 되었다. 다행이 도서관 복도 있어서. 고등학교 때 까지는 아빠 회사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봤고, 대학 때는 대학도서관, 취업 후에는 국회와 청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볼 수 있었다. 지금은 동네에 있는 명성교회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있다. 

이제는 우리 아들에게 독서습관을 물려줘야 할 시간. 이제 13개월 아기. 지금부터 책을 많이 읽어주면 이 녀석 또한 책과 가까워 질 수 있겠지? 

부모님이 나에게 물려준 또 하나. 절약정신과 한걸음 주의. 어릴 적부터 소소한 것을 아껴야한다는 태도를 가르쳐주심이 너무나 감사하다. 이것 또한 아들에게 물려줘야 하는 것. 

"자는 사람은 흔들어서 깨우면 되는데 자는 척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흔들어도 일어나지 않아. 아예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은 처음부터 가르치면 되는데 이상한 것들을 배워서 엉뚱한 신념과 지식이 굳어버린 사람들은 거기에서 벗어나는 게 힘들어. 그래서 첫 단추, 첫 발이 중요한거야." -330page

나는 자는 사람인가 자는 척하는 사람인가? 어느 순간 마흔이 넘었고. 나도 모르게 신념과 지식이 굳어버린 것 같다고 생각하는 날들이 많아졌다. "내가 꼰대인가?" 싶은 순간들. 엉뚱한 신념과 지식이 굳어버리기 전에 새로운 관점과 지식을 넣어야 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다. 

"인생의 목적과 방향에 대한 주도권이 나에게 있어야만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어. 나를 통제할 줄 안다는 것은 칼자루가 내 손에 있다는 뜻이지. 그런데 사람들은 칼날을 잡고 있으면서 칼자루르 잡고 있다고 착각을 해. 아무것도 통제하지 못하고 세상과 주변 환경에 이리저리 휩쓸린다면 그게 진정한 자신의 모습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봐."

"주변 환경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게 어려운 일 아닌가요?"

"맞아. 어려워. 어렵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고 결과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해. 그러다 보면 그간의 최선의 선택을 뛰어넘기 위해 주어진 환경 안이 아닌 밖에 대해 생각하게 되지. 그때 비로소 다른 세상이 열리는 것 같아. 어렵나? 내가 생각해도 단순히 경제적인 부분보다 더 어렵더라고. 나도 알아가는 중이야." -356~357page

자전소설?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이야기. 하지만 너무 공감이 가서 읽으며 끄덕끄덕 한 부분이 참 많은 책. 

그래서 친구들이 추천을 했고, 나 또한 신랑에게 언릉 읽어보라고 추천을 하고 있는 책. 

이 책은 소장하고 있다가 한 번 씩 읽어보려 한다. 이 글도 다시 읽어볼 날이 오겠지?

정말 긴 서평. 끝! 

(이글  쓰는데 시간이 꽤 많이 걸렸다. 2시가 넘었네;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