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의원열람실에서 눈에 띈 책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김종철, 박원순, 우석훈, 정희진, 진중권 등... 12명의 행동하는 지성들이 강연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한 것을 정리한 책.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는 MB정부 들어 후퇴하고 있는 민주주의에 대하여 각기 자신의 전공영역에서 분석을 해보고 있다.
"민주체제의 핵심 중의 핵심이 시민성이고, 이 시민성의 중심개념은 '참여의 책임과 권리'이다. 시민의 참여권리를 지켜주는 것은 국민에게 권력을 위임받은 국가의 의무이다. 국가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고 보장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국민을 위협하고 내리누르고 권리를 짓밟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동의에 의해 권력을 위임받은 정부와 국가기관들이 꿈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그 점이다. 이 엄정한 사실을 망각할 때 국가는 괴물이 되어 국민을 집어삼키고 민주주의는 그 근원에서부터 파괴된다. 국가가 괴물이 되는 사태를 막아내야 하는 것은 누구인가? 바로 시민이다. 레비아탄(괴물)의 시간이 시민의 시간을 접수하려 들 때 그 발톱을 향해 "안 돼!"라고 말하고 저항권을 발동하는 것, 그것이 시민의 책임이고 의무이다. 민주사회는 어느 때 무너지는가? 사회는 언제 망하는가에 대한 다이아몬드의 진단에서처럼 민주사회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시민이 인식하지 못할 때, 위기를 인식하고도 대처하지 않을 때, 틀린 방식으로 위기에 대처할 때, 그리고 대처할 시간을 놓쳤을 때 여지없이 무너진다." 한홍구
"'소수자'는 소수와 다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권력이 정한 임의적인 범주, 경제, 규범에 관한 담론입니다. 선을 누가, 어떻게, 어디서, 어떤 의도로 긋느냐에 따라 소수자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 조건을 만드는 권력이고, 그 권력의 효과죠. 소수자를 생산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건 아주 중요한 말인데, 차이가 차별을 낳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차이를 생산하는거죠. 그래서 우리는 소수자를 만들어내는 권력에 저항하는 거죠. 그 권력이 '나는 보편, 너는 특수'라는 방식으로 소수자를 정하기 때문입니다." 정희진
"부자는 철저히 계급 투표, '유물론 투표'를 하는데, 가난한 사람은 '욕망 투표'를 한다는 겁니다. 사회적 약자가 자기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 아니라 동일시하고 싶은 사람에게 투표하면, 양극화는 약자의 동의 아래 철저히 합리화되겠죠." 정희진
가장 공감되었던... 부자는 철저히 계급투표, 빈자는 욕망투표...
왜 사회적 약자들은 자기를 대변하는 사람이 아니라 동일시 하고 싶은 사람에게 투표를 하는지~
이러한 현상이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났던 선거가 18대 총선 같다.
부자동네, 가난한동네 할 것 없이 한나라당이 몰표를 받았던 18대 총선. 욕망투표의 극치를 보여줬던 듯...
"중, 고등학교 때 시험 잘 친 사람들에게 한 사회의 부가 10배, 20배, 아니 심하게는 100배씩 집중되는 것에 대체 어떤 정당성이 있습니까? 여기에도 일정한 지수가 있습니다. 1등 대학과 2등 대학 사이가 10배에요. 2등 대학과 5등 대학 사이쯤 되면 그 격차가 100배가 됩니다. 이게 바로 권력의 독점지수에요. 다른 대학들은 말할 것도 없죠." 김상봉
서울대 출신이 이끌어 가는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때 시험 잘 친 사람들이 결국 리더가 되는 사회.
다양성이 인정받기 보다는, 단지 잘 외우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 이런 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는 것은. 그렇게 올라간 그들이 그 시스템을 더욱 더 공고화 하고 있다는 것.
나 또한 어느순간 어느정도의 기득권이 되버린듯한 느낌... 이런거 벗어버려야 하는데!
"이건 욕만 해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에요. 저 사람이 왜 저러는지 이해를 해야 합니다. 그분이 가진 게 CEO의 사고방식입니다. 사실 말이 CEO지, 과거에 그가 사장을 할 때는 CEO라는 개념이 없었거든요. 현장감독일 뿐이에요. 현장감독들, 이른바 경영자는 회사 내에서 독재자입니다. 저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도 되요. 하지만 국가를 운영하는 것은 기업 운영과 다릅니다. 그 분은 그게 이해가 안되는 겁니다. '아, 내가 경영자인데, 국민이란 이름의 사원들은 왜 내 말을 안 듣는 거야?'하고 생각한다는 거죠. 대화를 왜 해야 하냐는 식이죠. 이분이 하는 대화라는게 사실 개몽과 홍보와 세뇌잖아요. 박정희 정권 때에는 그렇게 해도 됐어요. 왜? 국민 대다수가 산업사회에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현 정권은 산업사회에 있는데 국민은 정보사회에 있다는 게 문제에요. 국민은 다 여기 있는데 대통령 혼자 뒤로 가서는 계몽하겠다는 둥 홍보하겠다는 둥 세뇌하겠다는 둥 하고 있어요. 시개착오적입니다. 박정희 흉내를 내고 있다고나 할까요." 진중권
속 시윈히 MB를 씹은 진중권교수!! 역시나 그는 참 멋졌음!!
"마을에서는 자아, 타자, 공간 사이에 유기적 연결이 이뤄집니다. 그리고 세대의 연계 속에서 생애가 투시되고 삶이 자라나죠. 이야기가 있는 공간으로서도 마을은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는 이유는 추억이 자기를 묶어주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정체성이란 공간 속에 담긴 구체적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공간을 허물어버리면 우리는 뿌리를 상실하는 거죠." 김찬호
"민주주의는 결국 소통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국민이 주권자인데도 투표소에서 투표가 끝나는 순간 노예의 신분으로 되돌아간다는 말까지 있습니다. 주인인 우리가 투표라는 형식적인 행위 외에는 현실적으로 할 게 없다는 것이죠. 국민끼리는 말할 것도 없고 정부와 국민도 늘 소통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투표하는 그 순간만 주권자이고 다시 노예가 되고 맙니다." 박원순
투표가 끝나는 순간 노예의 신분으로 돌아가는 국민. 단지 선거철에만 국민을 대접하는 정치권. 이 사회의 아이러니.
현 시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좋은 책 <다시, 민주주의를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