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 기업에 일하고 있는 만큼 다들 각각 대화에 능숙했다. 화제가 풍부하고 어른다운 유머감각도 있다. 여자를 대하는 법도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정도인데도 어째서 지금까지 독신으로 있는지 궁금했지만 그것은 요코도 마찬가지니까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
요코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자면 결혼으로 생활을 바꾸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과 자유와 연애, 그 중 하나라도 잃고 싶지 않았다. 서른넷이 된 지금은 이 나이가 되어서 타협하고 싶지 않다는 것과 슬슬 결혼하지 않으면 평생 독신으로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반반이다. 하지만 결단을 내리지 못해서 그냥 일상생활에 묻혀 살고 있다. - 55 띠동갑 중
"제가 한발 물러나는 차입의 여자였다면 이마이 씨는 만족해서 술이건 밥이건 사주면서 챙겨줬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렇지 않으니까 어떻게든 억누루려고 하는 것이겠죠." - 히로 중 106
사무실에 들어온 띠동갑 신입사원에게 신경을 쓰는 요코
팀장이 되었으나 나이 많은 남자과장이 사사건건 테클을 거는 세이코: 히로
걸
"그야 너희는 열심히 일하고 있잖아. 사회생활도 활발하게 하고, 남자들하고도 대등하게 일하고...... 나 같은 사람들은 좁은 지역에서 집안일 하고 애 보는데 시간을 다 보내는데. 내가 너무 초라해 보이잖아."
"그게 무슨 소리야. 그게 바로 행복한 생활이잖아."
그렇게 대답하면서 허를 찔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쪽은 이쪽대로 결혼한 친구에 비해서 뒤처진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었다. 안정된 생활을 하는 그 사람들이 좋아 보였다. - 179 걸 중
평생 '걸'. 아마 자기도 그 길을 가게 되겠구나 하고 유키코는 생각했다. 앞으로 결혼을 해도, 그리고 아이를 낳아도. 그렇게 살건 말건 내 마음이다. 누구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뭐. -188
아직도 걸인줄 아는 선배.
걸이고 싶으나 걸이면 안되겠다는걸 깨닫는 유키코
아파트 메구미
"지금은 '벌써 서른넷'이지만 5년이 지나면 '그때는 아직 서른넷이었지'라고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으음, 5년 지나며 ㄴ서른아홉이야? 어으, 생각하기도 싫다."
유카리는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메구미의 말이 정말 맞다고 생각했다. 자기도 결혼을 의식해서 최근 몇 년 동안은 큰 변화를 피해왔다.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도 게을리 했다. 참 아깝게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했다. 지금 나이가 서른이라면 좀 더 충실한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정신적으로 여유가 더 있었을 것 같다.
"아파트를 산다는 건 지금의 자기 모습을 똑바로 바라보는 일이라고 생각해."
메구미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응." 유카리도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 같았으면 농담을 날렸을 테지만 이상할 정도로 진지한 기분이 들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스스로 자기 세계를 좁히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결혼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앞으로의 인생을 예정의 하나로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216
친구가 아파트를 산 것을 보고 아파트를 살 것을 다짐하는 유카리
아파트를 보러 다니며 깨달은 것들
워킹맘
"육아라는 명분을 내세우다니?"
"그게, 회사에서는 여자 사원이 육아를 내세우면 보통 주위 사람들은 아무 말도 못 하게 되잖아요. 특히 애가 없는 여자 사원들은 대개 입도 벙긋 못하는 분위기가 있거든요." - 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