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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by 하트입술 2013. 6. 18.
업무 상 기자들을 만나거나, 기자들과 통화할 일이 많다. 그리고 간혹, 내가 한 말들이 기사화 되기도 한다.

점심을 먹고 나서 멍 때리고 있는데, 핸드폰으로 전화가 한통 왔다. 처음 보는 번호. "누구지?"라고 생각하며 전화를 받았더니, 기자였다. 우리 의원님이 지난 9월에 대표발의해서 내일 법안소위에서 논의될 예정인 법안에 대해 10분 가량 이것 저것 묻던 기자. "왜 이 법이 지금까지 논의가 안 된거냐? 복지부의 입장은 뭐냐?" 등을 묻길래 매우 친절히(?) 답변을 해주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곤 상임위 회의에 배석했다가 사무실에 돌아와서 법안소위 검토보고서 쓰면서 기사를 검색하니, 나온 우리 의원님 기사. 오늘 점심에 통화한 기자가 쓴 기사였다.

우리 법에 대해서 찬반입장을 취대해서 쓴 기사. 거기에 "***의원실 보좌관은"이라며 내가 한 말들이 들어가 있었다. 전화통화할 땐 멘트를 바로 기사화한다는 말이 없었는데(보통 기사화 할 땐 미리 언질을 주곤 한다), 그래서 직설적인 표현으로 마구 설명했는데 그게 그냥 멘트로 들어가 버리다니. 하하하!

간혹 오늘 같은 일이 있다. 특히 무언가 사안이 터졌을 때, 의원실로 전화를 걸어 사안에 대해 묻고, 답변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면 내가 아는 한도에서는 최대한 알려주고 도와준다. 그런데 간혹 이렇게 설명이나 이해를 목적으로 이야기를 해 준 것이 기사화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조금 당황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의원님 멘트 혹은 보좌진 멘트가 나간다는건 그 정책의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다는 거라 긍정적으로 생각을 한다.

2개월 전 쯤, 토론회에 참석해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었다. 매우 빠른 목소리로 어떤 사안에 대해 다다다 묻던 어떤 기자. 그 때도 사안 설명, 법안 설명을 원하기에 나도 그 기자만큼이나 빠르게 다다다다 사안을 설명해줬었다(꼭 들어야 하는 토론회에 들어가 있었던 중인데, 그 때 온 전화였기에). 그리고 그 다음날 내가 했던 말들이 그대로 기사화 되어 있었다.

아직 법안 발의 전인데, 그래서 어떤 취지의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했는데 법안 발의 전 그게 지면으로 기사화 된 것. 알고보니 그 이슈에 대해서 직접 현장에 들어가서 취재 중인 기자였고, 현장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모두 보았기 때문에 관련 법을 준비 중이라는 것이 더 반가웠었나보다. 그래도 그렇지, 그 전날 나랑 3분 정도 통화하고 그렇게 멘트로 써버리면?! (물론 의원님 이름 지면에 나간건 좋지만)

일 때문에 기자들과의 접촉면이 넓고, 그 중 친한 기자들고 있고 하지만 간혹 이렇게 기사화 되는건 살짝 당황스러운게 사실이다. 미리 "기사화 한다"고 한마디만 해주면 되는데, 그럼 좀 더 정제된 발언을 할텐데 문의하는 것 처럼 하다가 그걸 멘트로 따면,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나가버리니.. 흑흑!

국회 꼬꼬맹이 땐, 기자들과 통화하고 술 마시고 하는 선배들이 부러웠는데~
그럴 수 있는 자리에 있으니, 이젠 기자들과 술마시는게 젤로 무섭다. 술들을 어찌나들 잘 드시는지?!
술이 그리 센 편이 아니라, 기자들과 술마시면 저절로 몸을 사리게 되는...

박사 입학하면서 공부 핑계로 술자리 안 만들었었는데, 방학하면 계속 술마시자고 하고 미뤄둔 이&이기자님이랑 한잔 해야겠다. 언제나 정의로운 멋진 그들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