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물욕이 없는 편이라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난 물욕이 굉장히 많은 듯.
화창한 토요일. 오래간만에 옷 정리를 했다.
긴팔을 넣고, 반팔이나 민소매를 꺼내놓기.
옷 정리를 하며 내가 가진 옷의 양의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하나하나 살 때는 몰랐는데, 옷 정리를 하며 보니 정~말 옷이 많더라.
근데 왜 아침마다 입을 옷이 없는걸까? 미스테리.
옷 정리를 하며 대략 옷이 얼마나 되나 세어보았다.
반팔티는 너무 많아서 세다가 포기했고, 민소매티를 세어보니 30장이 넘더라.
서랍장 한 칸에 가득 찬 민소매티.
정장 이너용, 캐쥬얼, 갖가지 색과 디자인의 민소매티.
스팽글이 다다다 박힌게 4개, 등 없이 목으로 연결된 홀터넥이 5개, 어깨끈이 없는 튜브탑이 5개.
안에 캡이 들어 있어 운동할 때 입는 민소매가 4개 등.
"저것만 번갈아 입어도 한달 입겠네!" 생각하며, 옷장에 걸린 원피스를 세어보니,
원피스 또한 30장이 넘는... 심지어 원피스는 "빨주(노)초파남보". 노란색 빼고 다 있더라. 하하하하하!
옷장 정리하며, 어마어마한 옷의 양에 놀라고...
그 중 작년에 단 한번도 입지 않은 옷도 꽤나 많다는 사실에 또 놀라고.
그렇게 많이 산 것 같지도 않은데, 어느새 저렇게 쌓여버린걸까?
십여년 옷을 사들이니 옷이 저렇게 쌓이게 되었는데, 고작 6년째인 마라톤티도 이만큼이나 쌓였는데~
내 머리속에 지식도 그렇게 쌓이고 있을까?
물욕이 아니라 지식욕을 부려야 하는데, 끊임없이 물욕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것 같다.
물건 좀 그만 사야지.
간혹 누군가 선물을 사준다고 고르라고 하면,
"이미 없는거 없이 다 있어. 필요한 거 없어!"라고 답변하곤 하는데~
이 말이 내가 얼마나 물질주의적인지를 나타내는 말 같다.
없는게 없다는건, 반대로 말하면 모든게 다 있다는거니깐...
얼마나 물건을 사 들였으면 그렇겠어...
물건에 욕심 그만내기.
제발 물건 그만 사들이기.
아무리 싸고 이쁜 물건이라도 2~3번 생각하고 사기.
대신 나 말고 타인에게 필요한 물건을 본다면 그 물건은 사서 선물하기!
최근들어 이런저런 선물을 많이 받고 있는데, 난 그만큼 선물을 많이 하지 않는 것 같다.
내 물건에 욕심내지 말고, 주변에 베풀며 살아야지.
물건 아무리 많아도, 죽을 때 싸들고 가는건 아니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