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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S.PA에서 강의를 했더니, 행사를 주최한 인권위 안쌤이 강의료(?) 대신 주신 책 <불편해도 괜찮아>
책꽂이에 꼽아 놨다가 이제서야 봤당. ^^;;
청소년,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노동자, 병역거부자, 검열과 표현의 자유, 인종차별, 제노싸이드와 관련된 인권 이야기.
일반적으로 책을 읽을 때,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는 편인데, 이 책은 부분 부분 관심 있는 분야부터 찾아 읽었다.
장애인-여성-노동자-성소수자... 순으로~ 평소 관심분야가 확연히 드러났달까? ^^
책에서 몇 곳을 발췌해보면 다음과 같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금발이 너무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섹스 앤 더 시티' 등 최근 쏟아져나오고 있는 포스트페미니즘 계열 영화와 드라마 들에 대해 한마디로 좋다, 나쁘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50년 전에나 먹히던 전통적인 성역할을 강요할 위험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경력과 로맨스를 성공적으로 추구하는 새로운 여성상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이 자기가 입고 싶은 핑크색 옷을 입으면서도 전문가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칙영화들의 내용은 페미니즘과 여성성이 공존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세지를 던집니다. 또한 이 영화들은 여성들간의 우정, 사랑, 연대, 상호지원이라는 미덕도 지니고 있습니다. - 116~7 page
페미니즘과 여성성의 공존.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남성같은 여성 혹은 줄담배를 피우는 여성 등을 상상하곤 하는데~
국회에서 일하면서 여성학을 전공한 사람들... 여성단체 사람들을 만나고 보니 전혀 그렇지 않더라.
페미니즘과 여성성의 공존.
정말 멋진 일이다! 나부터 실천?
옷차림으론 제대로 실천 중인듯 ㅋㅋㅋ
'가족의 탄생'은 '가족이기 떄문에 무조건 사랑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가족'이라는 메세지를 전합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가족'으로 평가받고 그와 동등한 보호를 누려야 합니다. '제도권'의 가족에 대해서 무책임하라는 게 아니라,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방적인 사랑과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말 못할 고통을 겪는지 모릅니다.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에 대한 환상이 큰 만큼, 딱 그만큼, 현실의 가족은 지옥이 됩니다. '가족의 탄생'은 그 지옥 속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김태용 감독의 사랑고백이자 격려입니다. - 124~5 page
'가족의 탄생'이라는 영화를 보지 않았는데... 이 책을 보고 그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
공주는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고, 충분히 정상이고, 충분히 사랑스러운 존재입니다. 굳이 환상 상면을 덧붙일 필요는 없었다는 말씀입니다. 사족이 돼버린 환상 장면들은 그저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장애인이라면 이런 꿈을 꾸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는 일종의 편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철저하게 남성적인 시선, 철저하게 비장애인의 입장으로 만든 장애인영화일 수밖에 없습니다. - 150 page
'오아시스'에 대한 김두식 교수의 분석. 영화에 뇌성마비 장애인인 공주가 비장애인으로 사는 환상이 자주 나오는 부분에 대하여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장애인이라면 이런 꿈을 꾸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는 일종의 편견.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대로 녹아있는 영화 '오아시스'
나 또한 보통의 비장애인과 같은 시선으로 장애인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한다.
장애인인 외삼촌이 있고, 수화동아리 활동을 했으며, 장애인 복지관에서 실습을 하고, 장애인 단체에서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난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비장애인과 장애인.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그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되기를~
일부에서 장애인을 '장애우'라고 부르는 것도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모든 장애인을 친구처럼 생각하며 친근하게 부른다는 의도지만, 이것 역시 사랑표현의 가면을 쓴 차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업인, 동호인, 변호인, 군인 등을 굳이 기업우, 동호우, 변호우, 군우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가톨릭 성당에서 서로를 교우라 부르는 것 처럼 장애인들이 혹시 자기들끼리 약속하고 서로를 장애우라 부르는 것은 몰라도, 비장애인들이 마치 우정을 베푼다는 듯이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은 벼롤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155~6 page
완전 공감! 장애인은 장애인이지 장애우가 아닙니다!!
장애인을 장애우로 부르며 자신이 마치 지식인(?)인 듯한 착각에 빠져드는 사람들! 그건 아닙니다!
모든 사회문제는 이런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쪽 이야기만 듣고 그쪽 논리를 따라가면 오히려 속이 편하지만, 양쪽 이야기를 듣고 나면 머리가 아픕니다. 그런 헷갈리는 상황에서 기억할 만한 원칙이 바로 '의심스러울 때는 약자의 이익으로' 해석하라는 것입니다. 형사소송법에서 자주 논의되는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를 변용한 표현인데, 누구 입장에 서야 할지가 불투명할 때 방향을 정하는 좋은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인권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주로 노동조합의 편에 서게 되는 것은 대체로 이런 해석원리를 따르기 때문입니다. - 183 page
'의심스러울 때는 약자의 이익으로' 명심해야 할 말. ^^
<불편해도 괜찮아> 영화보다 재미있는 인권 이야기.
인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인권.
'인권'을 논하면서도, 실제 의식하지 못한 채 '인권'을 무시하곤 했던 것 같다.
청소년, 여성, 아동, 장애인, 성소수자 등... 그들의 인권을 존중하며 사는 삶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