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디선가 이 책에 대한 추천글을 읽었다. 그래서 바로 국회도서관에서 빌렸다.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내 몸을 바꾸는 에로스 혁명>
결론을 말하자면. 내 몸을 바꾸진 못한 책이다!!
음.. 사랑에 대하여 학술적으로 실 사례를 들며 풀어놓은 책.
'에로스 혁명'을 운운하지만, 절대 야하지 않은 책.
오히려 조금은 무거워서 책장이 수이 넘어가지 않았던 책.
그래도 끝까지 읽은 책.
순정이 과잉이라면, 냉소는 과소다. 아주 다르게 보이지만, 실은 깊이 상통한다. 무엇보다 사랑에 관한 비판주의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순정파는 사랑에 올인하는 만큼 일방통행이다. 즉, 대상과의 교감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죽음을 불사한 사랑이라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이 구축한 망상일뿐이다. ... 중략
그런가 하면, 냉소의 벡터는 그 반대다. 자기 안에 웅크리고 있으면서 절대 일정한 선 이상을 허용하지 않는다. 선을 넘는 순간, 바로 밀쳐 낸다. 그 경계선을 어떻게 아느냐구? 그러니 그거 계산하느라 머리가 깨진다. 겉으로야 지적이고 냉철한 듯 보이지만, 그런건 지성이 아니라, 잔머리다. 그리고 그렇게 머리를 굴려 대는 이유는 지극히 간단하다. 자의식을 침범당하는 게 두려워서다. 자신을 온전히 내보이는 게 겁이 나서다. 그렇다고 내면에 대단한 무엇이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래서 더 완강하다. 그 두려움의 표현형식이 바로 냉소다. - 43 page
냉소의 벡터. 절대 일정한 선 이상을 허용하지 않고, 선을 넘는 순간 바로 밀쳐 내는...
나도 그런 연애를 하고 있던게 아니었을까?
에리히 프롬에 따르면, 사람들은 사랑을 '능력'이 아니라, '대상'의 문제라고 가정한다. 즉, "'사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고, 사랑할 대상 또는 나를 사랑해 줄 올바른 대상을 발견하기가 어려울 뿐이라고 생각한다."(사랑의 기술, 14쪽) 그래서 가장 흔하게 듣는 것이 "사랑을 하고 싶어 미치겠는데, 도무지 남자(혹은 여자)가 없어!"라는 아우성이다. 대상만 잘 만나면 언제든 폼나는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이다. - 56page
대상. 사랑할 대상을 찾는게 참 어려운 문제지.
그리고 사랑할 대상을 찾아도. 그와 마음 맞기가 참 힘든거고...
왜 난 항상 뒤늦게, 떠나고 나면 그의 소중함을 아는건지...
천지가 이러학 인간이 태생적으로 그러하다면, 자신에게 딱 맞는 반쪽이란 있을 수가 없다. 그건 마치 비틀거리며 걷는 사람끼리 나랑 반대로 비틀거리는 인간을 찾는 것과 같다. 그게 말이 되는가? 린 마굴리스 또한 이렇게 말한다. "성적 열정은 플라톤이 그렸듯이 우리의 잃어버린 원초적 반쪽을 찾고자 하는 끝없는 탐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몸을 두 배로 불리고자 했던 절박성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므로 중요한 건 반쪽이를 향한 무한도전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짝을 찾는 일이다. 함께 걸으려면 최소한 방향이나 시선이 같아야 한다. 사주명리학에서 궁합을 보는 방법 가운데 용신을 따져 보는 게 있다. 용신이란 내 몸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치우침을 조화로운 상태로 이끌어 주는 오행의 기운을 뜻한다. 용신이 같거나 용신이 서로 상생관계에 있으면 지향점이 같아서 잘 어울린다고 보는 것이다. - 60 page
지금 이 순간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짝.
방향이나 시선이 같은 짝.
사람들이 이상형을 물을 때...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대답하다가 최근엔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한다.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