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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Book

나를 위해 산다는 것(이모겐 로이드 웨버)

by 하트입술 2011. 7. 6.
나를위해산다는것시선으로부터자유롭게관계로부터담담하게
카테고리 자기계발 > 자기능력계발 > 여성처세
지은이 이모겐 로이드 웨버 (중앙북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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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맘에 들어서 빌린 책.

<나를 위해 산다는 것: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게 관계로부터 담담하게>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고, 관계로부터 담담한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영국 최고의 셀러브리티 중 한명인 저자가 서른두살에 쓴 책.

영국이 배경이라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기 힘든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몇가지 문화적인 차이를 빼곤... 정말 지금 내 이야기 같은 그런 책이었다. ^^;;

최근 이런 내가 왜 이런 책만 골라서 읽고 있는지 스스로도 좀 이해가 안가지만.
그래도 괜찮은 책이었음. 매우! ^^

싱글녀를 위한 7가지 조언. 정말이지... 공감 초 공감 한.

아무리 최선을 다한다 해도 행운의 여신이 당신의 인생 여정에 찾아들지 않으려 한다면, 스스로를 용서하자. 최소한 노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용감하다. 투사가 되지 못했다고 후회할 시간에 용기를 내 맞서 싸우자.
현재 우리는 나 하나만 챙기면 되는 자유를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시기이며 앞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우리는 딸린 식구들 때문에 발목이 잡힌 것도 아니다. 그러니 열심히 매진하자. 꿈을 이루기 위해 두려움 없이 분투하자. 어쩌면 나중에 굳게 닫혀버릴지 모를 문이 싱글인 우리를 향해 활짝 열려 있다. -28~9 page


나를 충분히 감당해줄 수 있는 남자, 나도 감당할 수 이는 남자를 사귀는 것이 현명하다. 이건 사회적 수준이나 직업을 떠나 그 남자의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 - 60 page

친한 남자사람 친구들이 최근 가장 우려하는 부분. "너 감당할 수 있는 남자가 있겠냐?"
왜 어느 순간 "감당할 수 없는 여자"가 되 버린걸까?

내가 다른 여자들과 그리 다른가?

나이가 들면 친구들과 소원해지기 쉬운데 이런 경우가 생기는 건 너무나 자연스럽다. 나는 몇몇 고등학교 동창들과는 끔찍하게 가깝지만 대학동창과는 별로 그렇지 않다. 그들이 사랑스럽지 않아서가 아니라 나와 공통점이 별로 없어서다. 서로 우선순위가 달라지니까 우정도 쉽게 변해버렸다. 매일 밤 야근하거나 놀러 나가는 싱글인 나와는 달리, 결혼한 그들은 넓은 집에서 안락하게 쉰다.
관계가 소원해지는 상황이 힘들어지는 건 당신이 먼저 우정이 궤도를 벗어났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다. 심지어 내 친구 중에는 내가 지난 2년 동안 써온 이메일 주소를 모르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서 늘 내게 먼저 연락하지 않는다고 투덜댄다. - 155~6 page

지금으로부터 딱 한달 전이었던 6월 5일 일요일 밤.
오래간만에 10시 30분 쯤 퇴근을 했다. 매일 12시 넘어서 퇴근을 하다가 10시 30분에 퇴근을 하니 얼마나 신이 나던지...

남들은 평일날도 10시 30분까지 일하는 일이 흔치 않은데...
평일도 아닌 일요일에 10시 30분에 퇴근한다고 신나하던 내 모습.

바로 집으로 가긴 억울해서 가장 친하다고 생각하는 동네 친구들 3명에게 문자를 날렸다.
"술 한잔 하자!" 이렇게... 그런데 이 녀석들 이미 모여서 있다고 동네로 빨리 오라고 했다.
지하철 역으로 걸어가다가 받은 친구들 문자를 보고 바로 택시를 잡아서 타고 동네로 갔다.
지하철 보다 돈을 훨씬 많이 들지만, 친구들을 만나서 빨리 놀고 싶어서 말이다.

그렇게 오래간만에 본 친구들.

사실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아주 살짝 서운하기도 했다.
나한테는 말도 안하고 만났다는 사실이 조금 서운하기도 했지만, 작년도 올해도 친구들이 만나자고 할 때마다 바빠서 못 보거나, 혹은 여의도에서 아직 일을 하고 있던 중이라 만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내가 오죽 바쁜척을 했으면 친구들이 연락을 안했을까." 하고 말이다.
그리고 이 친구들은 내가 아무리 바빠도 그것을 이해해 줄 것이라 생각을 했다.

그렇게 만난 친구들. 친구들과 치맥을 하러 갔다. 11시가 조금 넘어 시작된 술자리는 2시 30분까지 이어졌고... 친구들은 술을 마시며 그간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친구들 이야기의 요지는 "너한테 많이 서운하다"는 것.

친구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내 입장을 이야기하고, 듣고, 내 입장을 이야기 하고 반복.

친구들은
"너만 바쁜게 아니고 우리도 바쁘다. 그런데 항상 넌 바쁘다고 이야기 하며 우리를 못 만난다"
"우리는 우리가 가장 편한데, 넌 국회 언니들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우리끼리는 서로의 일상을 소소하게 나눌 수 있는데, 너와는 그럴 수 없는 것이 서운하다"
"작년에 여행을 갈 때, 사무실에서 휴가를 못 받는다고 바로 포기하는 네 모습을 보고 많이 서운했다"라고 이야기를 했고...

나는 그것에 대한 내 입장을 이야기 했다.
친구들도 바쁘지만, 절대적으로 내가 좀 더 바쁜게 사실이고...
(친구들은 바빠도 매일 12시 넘기고, 토-일 근무하는 생활을 하지 않으니... 게다가 친구들은 동네에서 가까운 회사를 다니고 난 엄청 먼 회사를 다니니 오고가는 시간의 문제도 있다)

매일 늦게 끝나는데, 국회 사람들은 네이트에 있으면 밤 11시 12시에도 만나서 술 마실 수 있으니, 더 자주 볼 수 밖에 없는거고... 국회에서 친한 언니들은 대다수 나와 같이 일반대학원을 졸업했기 때문에 논문의 고통을 잘 알아서 논문 쓰는 날 많이 다독이고 있어서 정서적으로 많이 의지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친구들과 일상을 나누지 못하는 것.
나는 친구들과 대학 때 처럼 소소한 일상을 나누지 않아도 그래도 우리의 우정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 생각했다. 자주 보지 않아도 서로의 일상을 세세히 알지 못해도, 그래도 만나면 편하고 좋은 오랜 친구.
그런데 나만 제외하고 나머지 세명의 친구가 자주 보면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지내니...
친구들은 그런 자신들의 그런 모습이 나에게 미안했나보다. 난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내가 바빠서 못 보는 것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 하고 있었는데;;;

여행 문제. 너무 가고 싶었지만... 갈 수 없었다. 그래서 갈 수 없음이 확정된 이후.
깔끔하게 그 부분을 포기했었다. 가지 못하면서 "가고 싶다 가고 싶다" 생각 하면 더 스트레스를 받으니...
근데 그 모습이 친구들은 내가 그 여행을 중요시 하지 않는 것으로 느껴졌나보다.
난 나도 스트레스 안 받고, 날 두고 가는 친구들도 마음 편히 다녀오라고 그랬던 것인데...

친구들과의 대화 후 결론은...
"나와 친구들의 사고체계가 조금 다르다는 것"이었고, 친구들은 "너는 꼭 남자 같이 생각해!"라고 말했다.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부분... "남자 같은 사고체계"

그 어느 곳보다 남성적이고 폭력적인 국회에서 몇년 구르면서,
나도 모르게 "남성적인 사고체계"를 가지게 된 것이다.

그걸 친구들도 이제야 인지하게 되었고...
그렇게 그날 술자리는 마무리가 되었다.

최근 그 중 2명의 친구가 결혼 준비를 하고 있다.
1명은 9월, 1명은 내년 2월.

나를 제외한 세명은 함께 드레스를 고르는 등 결혼준비를 서로 도와주고 있다.

난 친구들의 결혼준비에서 완전히 빠져있다. 친구의 웨딩촬영날만 갔을 뿐...
그것도 소꿉친구 결혼식과 겹쳐서 하루종일 함께 해 주지 못했다.

그리고 친구의 웨딩촬영날. 소외감 아닌 소외감을 느꼈다.

웨딩드레스 이야기, 웨딩 스튜디오 이야기... 나는 전혀 모르는 이야기들.
내가 함께하지 못해서 모르는 이야기들이라 드는 이질감.

함께 하지 못함이 미안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자기위안.
그래서 저 구절이 가슴에 와 닿았다.

지금 난 가장 친하던 친구들과의 우정의 궤도가 달라져 버렸다는 것을 서서히 느끼고 있다.
그녀들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그녀들은 내가 가장 사랑하고,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다.
그래서 더 두렵다. 그녀들이 결혼을 하고 나면, 이 우정의 궤도가 더 크게 바뀌어 버릴까봐 말이다.

논문이 끝나고 나면, 지금보다는 덜 바쁘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칼퇴근이 가능해지지는 않을거다.
그래도 야근은 계속될거고, 바쁘면 주말출근도 해야 할거다.

근데 친구들이 다 결혼해 버리면, 얼굴 보기는 더 힘들어질거고...
결혼한 친구들은 결혼한 친구들끼리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 것이고...

아.. 걱정 걱정!

이 상태를 개선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아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