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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Book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김혜남)

by 하트입술 2011. 6. 26.
나는정말너를사랑하는걸까
카테고리 시/에세이 > 테마에세이 > 사랑에세이
지은이 김혜남 (갤리온,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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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랑' 관련 글들을 많이 읽는 구나~

목수정의 <야성의 사랑학>에 이어 읽은 김혜남의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와 <심리학이 서른살에게 답하다>의 저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김혜남박사. 
그녀가 쓴 다른 책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북카페에서 단지 책 제목만 보고 선택한 책.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알랭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와 비슷한 느낌의 제목.
(대학 때 읽어서 내용이 명확하게 기억나지 나지는 않지만, 제목은 또렷히 기억나는...)

정신과 정문의인 김혜남 박사는 '사랑'에 대하여 어떤 말들을 했을까?
이번에도 그녀는 그녀가 만났던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그리고 영화와 소설 속 사랑을 통해 여러가지 사랑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었다.

특히 첫눈에 반하는 사랑의 경우 그 대상은 이미 오래 전부터 마음속에 그리고 있던 연인의 모습에 가까운 사람이며, 그 대상은 자신의 내적 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 중 가장 흔한 것이 부모와 같은 유형을 찾는 경우다. 자신의 부모에게서 느끼는 감정과 유사한 상대거나,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부모의 상이라고 생각되는 상대에게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구원하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대상, 혹은 반대로 구원받고 싶은 자기를 돌봐 줄 수 있는 대상을 택하는 유형도 있다. 
                                                                    (중략)
첫눈에 반하는 사랑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하며 온몸을 내맡기기엔 너무 위험한 측면이 많다. 첫눈에 반한 사랑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상대의 자질을 짧은 시간에 파악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무의식은 상대에게 자기 내부에 있는 것을 투사하면서 실제로 그와 유사한 특성을 가졌다고 판단되는 상대에게 강력한 호감이 가는 것인데, 짝을 잘 만난 경우는 상대방이 가진 자질을 올바로 파악한 것이다. 반면 실패한 필(feel)은 외모나 분위기로 상대의 모든 부분을 혼자 유추하여 자기 내부에 잇는 어떤 대상을 다짜고짜 투사시켜 받는 느낌이다. 그러므로 상대방에 대한 파악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 25~6 page

몇번의 연애를 경험하면서 단 한번 "첫눈에 반한 사람"이 있었다.
그동안 그려오던 외모와 체격. 누가봐도 훈남인 그 였기에, 나는 내가 그의 외모에 반했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를 본 내 친구들이 이구동성 "니네 아빠 닮았다!"라고 하고,
지갑에 넣고 다니던 그와 아빠의 증명사진을 보고 그가 우리 아빠의 아들인 줄 알았다는 사람들의 반응을 본 후 그제서야 알았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의 외모는 "아빠"를 닮은 외모라는 것을...
외모는 달라도 "구슬 남자친구다, 아니다!" 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한 분위기를 가졌던 나의 전 남자친구들~ 결국 난 아빠의 외모를 닮은 남자를 찾고 있었던거다.

하지만 그들과는 다 헤어졌다. 외모나 분위기가 비슷했을지언정~
그들은 부모님이, 특히 아빠가 나에게 준 정도의 사랑을 주지 못했고...
나 또한 그들에게 그만큼의 사랑을 주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는 아빠와 비슷한 외모가 아닌 아빠 같은 성품을 지닌 사람을 찾고 있는데, 그런 사람이 마땅치 않다.
                                                            So, it's me.

프로이트는 정상의 기준을 '약간의 히스테리, 약간의 편집증, 약간의 강박을 가진 것'이라고 했다. 이것은 곧 어떤 사람도 이런 것들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내 안에 콤플렉스나 갈등이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이것을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나 자신도 내부에서 일어나는 어떤 작용으로 완벽하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한다는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콤플렉스가 있음을 부정할 생각도 없고, 그것 때문에 나를 비하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 콤플렉스는 일을 할 때 나를 이끌어 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으니까. 지금의 내가 있는 것도 어쩌면 그 콤플렉스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랑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왜 모든 사람이 성숙한 사랑을 해야 하는가? 왜 모든 사람이 열정적인 사랑을 해야 하는가? 어떤 모습이든 그 안에서 행복할 수 있고 편안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된거다. 이런 마음이라면 우리는 굳이 이상적인 것에 매달리지 않고 다른 사랑들의 형태에 집착하자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얼마든지 나 자신이 행복하면서도 풍부한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래, 그게 내 모습이야. 어쩔래?"
  이건 좀 건방지고 도발적으로 들리는 선언이긴 하지만 자기 자신을 건강하게 드러내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것은 자기 상처 주변으로 누구의 접근도 불허하면서 상처를 감추고 부인하기 위한 거짓 선언이 아닐 때 의미가 있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보일 만큼 강해지면 더 이상 두려울 것은 없다. 이제 당신에게 남아있는 것은 당신 답게 선택한 사랑에 최선을 다하고, 그 안에서 자유로워 지는 것이다. -211~2 page

"그래, 그게 내 모습이야. 어쩔래?" 이런 내 모습도 사랑해 줄 수 있고,
나 또한 "그래, 그게 내 모습이야. 어쩔래?"라는 그의 모습도 사랑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보기를 꿈꿔본다. 매우 간.절.히!

사랑을 온몸으로 껴안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자유롭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의 삶의 목표인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나에게 허락된 삶의 마지막까지, 나는 노력할 것이다. 후회 없이 사랑하고, 사랑받다 갈 수 있도록...... - 270 page

그 동안 나는 "사랑을 온몸으로 껴안아" 봤는지 생각해보니, 아닌 것 같다.
나는 "사랑을 온몸으로 껴안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사랑을 할 때, 나는 항상 내가 상처 받을까바 방어벽을 만들어 놓은 채. "이 정도 까지만" 사랑해 왔다.
내가 크게 상처 받지 않을 정도만...

최근 친한 친구가 사랑에 아주 폭~ 빠져있다.
친구와 그의 남자친구의 객관적인 조건(학벌, 직장 등)만 따진다면, 친구가 훨~씬 아깝다.
그래서 그러한 객관적인 조건 때문에 그녀를 말리는 주위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성품과 그의 모든 것을 사랑하며 폭~ 빠져있다.

그런 그녀가 정말 부럽다. "사랑에 폭~ 빠질 수 있는 용기"를 가져서 말이다.

다음에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리고 그 사람이 내 사람이라면 나도 "사랑에 폭~ 빠져" 봐야겠다. 꼬~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