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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쓴답시고 잠시 책을 놓고, 출퇴근길 지하철에서도 논문자료를 읽으려 무던히도 노력했으나...
지하철에서는 논문 자료가 왜 이다지도 안 읽히는지~ 논문자료 손에 들고 아이폰으로 딴짓하거나, 자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곤... 지지난주 부터 다시 출퇴근길엔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빌린 책 <야성의 사랑학>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마속까지 정치적인>의 저자 목수정. 그녀가 내놓은 두번째 책이다.
음.. 책에 대하여 쓰기 전에...
최근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쓰는게 책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을 듯!
이 에피소드가 이 책을 고른 이유이기 때문에...ㅋ
얼마 전 다른 의원실 여자 후배가 말을 걸었다.
<시사in>을 보다가 물어볼게 생겼다며, 몇가지 물어봐도 되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우리 사무실에서도 <시사in>을 구독하는지라, 몇 페이지에 나온 기사를 물으려 하는거냐 물으니, 비혼 관련 기사라고...
'한국에서 ‘비혼 부모’로 산다는 것' 이라는 제목의 기사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110506114155602&p=sisain
기사 중 이런 구절이 있었다.
결혼은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기준?
지난해 4월, 태어난 지 고작 엿새 된 아이는 '초응급' 수술을 요했다. 병명은 '선천성 장 회전 이상'이라고 했다. 장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해서 생기는 증상이었다. 선천성 이상아에 대한 정부 지원제도(보건복지부)가 있음을 알았다. 그러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자격이 필요했다. '정상 가족'이어야 한다는 것. 직원은 친절하게 설명했다. "가족이 뭔지는 아시죠? 엄마·아빠·아이로 이루어져 있어야 합니다."
고작 서류일 뿐인 혼인신고서와 출생신고서를 쓰는 데 한참을 망설였다. 그러나 가난한 커플에게 별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남성의 성씨를 중심으로 가족공동체가 구성되는 시스템을 따르지 않겠다는 선택과 고민은, 국가와 제도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별무소용이었다. 제도는 보편과 상식의 자리를 꿰차고 있었고, 거기에 '개인'의 자리는 없었다.
후배가 물어본 것은 바로 이 부분. 복지부에서 운영 중인 사회복지제도들이 정상가족을 대상으로 운영이 되고 있냐는 것이었다. 사실.. 그 동안 나 또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기에... 관련 내용을 자료요구를 해보라며, 몇가지 팁을 줬다. 어떤 정책들이 가족 관련 정책이고, 어떤 식으로 자료요구 하면 될거라.. 라고~ 그러면서 후배에게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마속까지 정치적인>을 비롯하여 책 몇권을 추천해 줬다. 젠더 쪽에 관심이 있는 후배 같아서~ 반가운 마음에! ^^
(기사를 꼼꼼히 읽다 보니 책에서도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마속까지 정치적인>이 나왔지만..ㅋ)
그리곤 그녀가 쓴 두번째 책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읽게 된 책 <야성의 사랑학>.
너무나 기대가 커서 였을가? 전작에 비해 나에게 큰 임팩트를 주진 못했지만...
이번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다.
<야성의 사랑학>을 읽으며, 나의 연애를 객관적으로 되돌아 볼 수 있었으며, 내가 남자를 만나는 기준 같은 것들에 대하여 반성을 하게 되었달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을 당시에만 혹 하고 내 기준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진 않지만(남자 고르는 기준에 있어선 나도 꽤나 속물이다 인정 할건 인정한다)... ㅋ
"한국남자들은 왜 더 이상 거리에서 그녀들을 쫒지 않나"
프롤로그에서 목수정 작가가 던지는 메세지이자, <야성의 사랑학>이라는 책을 쓰게 된 동기이다.
과거 길거리에서 종종 목격되던 헌팅 장면이 왜 지금은 사라진 것일까?
그녀는 그 의문을 글을 통해 풀어나가고자 한다.
그녀의 글 중 유독 공감이 갔던 몇 부분!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현대 사회에서 자본을 소유한 자들이 지배계급이다. 권력이 시장과 자본에게 공식 양도된 이후, 남성들의 가장 비싼 기호상품인 성에 대한 소비는 경쟁적으로 성장해 갔다. 그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입증하기 위해서, 혹은 자신들이 소유하지 못한 그 자본과 권력을 부분적으로나마 맛보며 도취하기 위해서 성을 소비한다. 룸살롱을 드나들기 위한 공돈은 남성 연대의 이러한 공동의 이해를 바탕으로 어떤 식으로든 마련된다.
이런 시대에서도, 여성은 자신의 사랑하는 남성과 가진 첫 번째 성관계에서 만족과 기쁨을 누리기보다는 두려움과 죄책감, 무언가를 빼앗겼다는 박탈감을 느낀다. 그 감정은 다음날 아침 옷을 챙겨 입으며 거울을 바라보는 여자의 얼굴에 그늘을 드리운다.
간통죄와 같은 개인의 성생활에 대한 사법적인 판단은 여전히 존재하며, 데리고 노는 여자와 집에 모셔다 두는 여자의 경계가 조성하는 위선의 골은 짙어만 간다. 결혼이 떳떳하고 합법적인 성관계의 유일한 조건이라면, 200만 명에 이른다는 성산업 종사자들은 일찌감치 굶어 죽었어야 한다. 또한 성산업의 규모가 24조 원을 동파하고, 누구든 집 밖을 나서면 5분 거리 내에서 성을 살 수 있는 성산업의 파라다이스 한국은 아예 시작될 수도 없어야 한다. 여전히 간통죄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여배우를 상납받아 온 각종 권력자들에게도, 대한민국을 세계 제1의 성산업국가로 만든 이 땅의 모든 결혼한 남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 29 page
남성의 연대. 특히 성적인 부분에서...
서로의 유대를 돈독히 하기 위해 함께 룸사롱을 드나드는 그들~
남자들에게 관대한 성문화. 그런데 여자는??
여자들에겐 매우 가혹한 성문화.. 이중적인 우리 사회.
남자가 말하는 음담패설은 웃음거리이나, 여자가 말하는 음담패설은 천박한 여자가 되어버리는...
한국에서도 10대의 자녀에게 기꺼이 성의 자유를 허락해 준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그녀에게는 두 명의 아들이 있었다. 그녀는 두 아들과 지극히 친밀한 관계를 누리는 엄마였다. 일요일이면 두 아들을 데리고 교보문고에 가서 셋이서 하루 종일 책을 실컷 보고, 돌아가면서는 서로가 읽은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고 한다. 엄마 아빠가 없을 때, 10대의 아들들은 여자친구와 집에서 사랑을 나누곤 했다. 그녀는 엄마와 사고가 같지 않은 아빠가 알지 안도록 조심하라는 언질을 주었을 뿐, 아들의 사랑을 충분히 이해하고 인정해 주었다. - 81 page
우리나라에도 이런 가족이 있었구나~
음... 우리 부모님은 절대 개방적이지 않으심;;; ㅋ
순결교육이 성교육을 대신하고 피임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풍토에서 원치 않았으나 조금 일찍 엄마가 되는 여학생들의 사례는 피할 길이 없다. 혹 피임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진다 한들, 완벽한 피임이란 있을 수 없는 만큼 세계 그 어느 나라에도 나이 어린 엄마들은 존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19세 미만 청소년의 분만 건수는 한 해 2천 건을 넘어간다. 이들은 열악한 사회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택한 용기 있는 여성들이다. - 85-6 page
고등학교 때 여학생들만 강당으로 모이라는 방송이 나왔다(남녀공학 여자1회 졸업생임).
그 방송을 듣곤 우리는 수업 땡땡이 친다는 즐거움에 한껏 신이나서 강당으로 갔다.
강당에 여학생만 모이게 한 이유는! 바로 "순결교육"이었다.
영상물을 보여주고 이어진 강의. 고등학생에게 성교육을 시켜야지, 순결교육을 시키다니!!
게다가 여자만 순결해야 해? 순결교육을 받으려면 남자랑 여자 같이 받아야지 여자만 받게 하다니!!
지금 되돌아 생각해보니 참으로 분통터지는 일인데, 그땐 그냥 그려려니 하고 웃어 넘겼었다.
그날 기념품으로 사탕이랑 은장도도 받았다. ㅡ,.ㅡ
당시 내가 지금의 전투력이었다면... 학교 뒤집어 놨을텐데 말이지...ㅋ
아! 생각해보니 고2 때 체육시간에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기도 하긴 했다.
줄넘기 손잡이에 콘돔 씌우기;;;
그러고 보니 어린 나이에 콘돔을 봤구나 난. ㅋ
그 체육 선생님... 지나고 보니 참 깨인 선생님이었던거 같다.
우릴 많이 때리긴 했지만(여자애들은 안 맞았으나, 남자애들은 정말 미친듯이 맞았다)...
웹상에서 한국여성 일반을 모욕하는 남성 전사들의 논리 중에 반드시 등장하는 표현이 '창녀'다. 가부장제가 지적해 온 여성의 가장 치명적인 악덕은 정숙하지 못한 여자다. 더 이상 정숙함이 미덕일 수 없는 세상을 적극적으로 만드는 자들은 남성들이다. 그러나 여전히 정숙하지 못한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치명적인 불쾌함을 남긴다. 여성들이 갖는 자유는 남성들에게 존재적 불안을 야기한다. 그러면서 신경질적으로 날아드는 표현이 바로 '창녀'라는 모욕인 것이다. - 222 page
정숙하지 못한 여자들에게 치명적인 불쾌감을 표현하는 그들.
비디오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오현경과 백지영은 아직도 손가락질을 받는다...
그리고 최근엔 나와 동갑인 송지선 아나운서가 손가락질을 받다가 자살을 택했다.
그런데 그녀들의 상대였던 남자는? 오현경과 백지영의 남자는 아예 잊혀졌으며,
송지선 아나운서의 남자였던 임태훈은 잠시 비난을 받았다.
아마 그를 향한 비난은 어느순간 또 슬며시 사라지겠지...
성인이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하는데...
그 중 누군가에게 그 것이 까발려진 사람은 창녀라고 비난을 받는 행태~
"여성들이 갖는 자유는 남성들에게 존재적 불안을 야기한다" 이 말에 초공감.
"쿨한 여자"를 좋아하면서도, 내 여자는 "쿨한 여자"가 아니길 바라는 이중성?
15년 전 함께 일하던 한 상사는 당시 그가 나이가 마흔이 되도록 독신을 유지하자 동성애자라는 소문, 어디가 아프다는 소문 등, 그를 사회 부적응자로 의심하는 무수한 설들에 둘러싸이며 승진에서 계속 밀려났다고 한다. 벼랑 끝에 몰린 사람의 심정으로 선본 지 한 달 된 여성과 등 떠밀려 결혼을 했던 사실을 그는 씁쓸하게 고백했다. 세상이 허용하는, 사랑에 빠져도 무방한 조건을 갖춘 유능한 비혼 남자는 회사 중역의 자리에 오리기에 너무도 위험한 존재였던 것이다. - 239 page
주변에 '골드미스'인 언니들이 참 많다. 그녀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단지 결혼을 안했을 뿐!"인데,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보거나 찝쩍이는 남자들이 있다고 한다.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이 마치 하자가 있어서 그런 것 처럼 말이다.
너무나 똑똑하고 멋지게 사는 언니들인데, 왜 그녀들이 결혼을 안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평가절하 당해야 하는걸까? 왜?
나 또한 주위 사람들의 인사가 "좋은소식 없어요?"가 되버린 요즘. 이런 글을 보면 남의 이야기 같지가 않다.
엥겔스는 부르주아적 혼인 관계까 또 다른 착취를 만든다고 확신했으며, 두 사람이 애정과 이해로 결합되어 있는 한 교회나 국가의 승인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평생 결혼 없이 살았다. 그는 부르주아는 정략결혼을 할 수 밖에 없으며, 정략결혼은 자신의 몸을 종신 노예로 팔아 버리는 매춘 행위라고 규정했다. - 274-5 page
대학원에서 여성정책론 수업을 듣다가 결혼은 부를 공고히 하는 수단이라는 말을 들었었다. 한달에 각각 100만원 씩 버는 남녀가 결혼을 하면 부부가 되었을 때 수입이 200만원이 되지만, 각각 200만원씩 버는 남녀가 결혼을 하면 부부가 되었을 때 수입이 400만원이 된다는 것. 그래서 부가 점점 더 공고해 진다는 것!
대학 때는 그 사람만 좋으면 연애를 했다. 그 때는 사람 그 자체 외엔 그닥 평가할 기준이 별로 없었다. 기껏해야 다니는 대학 정도? 하지만 그 대학이란 것도 연애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고 결혼할 때가 되니 사람을 볼 때 그 사람 자체를 봄과 동시에 다른 것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출신 대학, 근무하는 회사, 외모, 종교, 가족관계(화목한 가정에서 자랐는지) 등.
슬프지만, 이것이 현실.
지금 난, 그저 나와 비슷한 사람을 찾고 있다.
비슷한 가정 환경에서, 비슷하게 공부하고, 비슷한 직업을 가진 남자. 그러면 그것도 정략결혼인가?
사람 그 자체만 보고 판단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싫다. 특히 이 책을 보고 나선 더더욱 싫어졌다.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서, 사랑이 넘쳐흘러서 아이가 행복한 모습을 본다. 이 아이에게 영원히 한 남자만 사랑하라고, 누군가의 조강지처가 되어 평생 지조 지키며 그가 너를 살짝살짝 배신하더라도 꾹 참고 아내의 도리를 지키라고 결코 말하지 않을 것이다. 너의 모든 사랑을 세상과 나누며 살라고, 죽는 날까지 자유와 사랑을 누리며 살라고 말하리라. - 285 page
이런 시대에서도, 여성은 자신의 사랑하는 남성과 가진 첫 번째 성관계에서 만족과 기쁨을 누리기보다는 두려움과 죄책감, 무언가를 빼앗겼다는 박탈감을 느낀다. 그 감정은 다음날 아침 옷을 챙겨 입으며 거울을 바라보는 여자의 얼굴에 그늘을 드리운다.
간통죄와 같은 개인의 성생활에 대한 사법적인 판단은 여전히 존재하며, 데리고 노는 여자와 집에 모셔다 두는 여자의 경계가 조성하는 위선의 골은 짙어만 간다. 결혼이 떳떳하고 합법적인 성관계의 유일한 조건이라면, 200만 명에 이른다는 성산업 종사자들은 일찌감치 굶어 죽었어야 한다. 또한 성산업의 규모가 24조 원을 동파하고, 누구든 집 밖을 나서면 5분 거리 내에서 성을 살 수 있는 성산업의 파라다이스 한국은 아예 시작될 수도 없어야 한다. 여전히 간통죄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여배우를 상납받아 온 각종 권력자들에게도, 대한민국을 세계 제1의 성산업국가로 만든 이 땅의 모든 결혼한 남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 29 page
남성의 연대. 특히 성적인 부분에서...
서로의 유대를 돈독히 하기 위해 함께 룸사롱을 드나드는 그들~
남자들에게 관대한 성문화. 그런데 여자는??
여자들에겐 매우 가혹한 성문화.. 이중적인 우리 사회.
남자가 말하는 음담패설은 웃음거리이나, 여자가 말하는 음담패설은 천박한 여자가 되어버리는...
한국에서도 10대의 자녀에게 기꺼이 성의 자유를 허락해 준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그녀에게는 두 명의 아들이 있었다. 그녀는 두 아들과 지극히 친밀한 관계를 누리는 엄마였다. 일요일이면 두 아들을 데리고 교보문고에 가서 셋이서 하루 종일 책을 실컷 보고, 돌아가면서는 서로가 읽은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고 한다. 엄마 아빠가 없을 때, 10대의 아들들은 여자친구와 집에서 사랑을 나누곤 했다. 그녀는 엄마와 사고가 같지 않은 아빠가 알지 안도록 조심하라는 언질을 주었을 뿐, 아들의 사랑을 충분히 이해하고 인정해 주었다. - 81 page
우리나라에도 이런 가족이 있었구나~
음... 우리 부모님은 절대 개방적이지 않으심;;; ㅋ
순결교육이 성교육을 대신하고 피임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풍토에서 원치 않았으나 조금 일찍 엄마가 되는 여학생들의 사례는 피할 길이 없다. 혹 피임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진다 한들, 완벽한 피임이란 있을 수 없는 만큼 세계 그 어느 나라에도 나이 어린 엄마들은 존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19세 미만 청소년의 분만 건수는 한 해 2천 건을 넘어간다. 이들은 열악한 사회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택한 용기 있는 여성들이다. - 85-6 page
고등학교 때 여학생들만 강당으로 모이라는 방송이 나왔다(남녀공학 여자1회 졸업생임).
그 방송을 듣곤 우리는 수업 땡땡이 친다는 즐거움에 한껏 신이나서 강당으로 갔다.
강당에 여학생만 모이게 한 이유는! 바로 "순결교육"이었다.
영상물을 보여주고 이어진 강의. 고등학생에게 성교육을 시켜야지, 순결교육을 시키다니!!
게다가 여자만 순결해야 해? 순결교육을 받으려면 남자랑 여자 같이 받아야지 여자만 받게 하다니!!
지금 되돌아 생각해보니 참으로 분통터지는 일인데, 그땐 그냥 그려려니 하고 웃어 넘겼었다.
그날 기념품으로 사탕이랑 은장도도 받았다. ㅡ,.ㅡ
당시 내가 지금의 전투력이었다면... 학교 뒤집어 놨을텐데 말이지...ㅋ
아! 생각해보니 고2 때 체육시간에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기도 하긴 했다.
줄넘기 손잡이에 콘돔 씌우기;;;
그러고 보니 어린 나이에 콘돔을 봤구나 난. ㅋ
그 체육 선생님... 지나고 보니 참 깨인 선생님이었던거 같다.
우릴 많이 때리긴 했지만(여자애들은 안 맞았으나, 남자애들은 정말 미친듯이 맞았다)...
웹상에서 한국여성 일반을 모욕하는 남성 전사들의 논리 중에 반드시 등장하는 표현이 '창녀'다. 가부장제가 지적해 온 여성의 가장 치명적인 악덕은 정숙하지 못한 여자다. 더 이상 정숙함이 미덕일 수 없는 세상을 적극적으로 만드는 자들은 남성들이다. 그러나 여전히 정숙하지 못한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치명적인 불쾌함을 남긴다. 여성들이 갖는 자유는 남성들에게 존재적 불안을 야기한다. 그러면서 신경질적으로 날아드는 표현이 바로 '창녀'라는 모욕인 것이다. - 222 page
정숙하지 못한 여자들에게 치명적인 불쾌감을 표현하는 그들.
비디오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오현경과 백지영은 아직도 손가락질을 받는다...
그리고 최근엔 나와 동갑인 송지선 아나운서가 손가락질을 받다가 자살을 택했다.
그런데 그녀들의 상대였던 남자는? 오현경과 백지영의 남자는 아예 잊혀졌으며,
송지선 아나운서의 남자였던 임태훈은 잠시 비난을 받았다.
아마 그를 향한 비난은 어느순간 또 슬며시 사라지겠지...
성인이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하는데...
그 중 누군가에게 그 것이 까발려진 사람은 창녀라고 비난을 받는 행태~
"여성들이 갖는 자유는 남성들에게 존재적 불안을 야기한다" 이 말에 초공감.
"쿨한 여자"를 좋아하면서도, 내 여자는 "쿨한 여자"가 아니길 바라는 이중성?
15년 전 함께 일하던 한 상사는 당시 그가 나이가 마흔이 되도록 독신을 유지하자 동성애자라는 소문, 어디가 아프다는 소문 등, 그를 사회 부적응자로 의심하는 무수한 설들에 둘러싸이며 승진에서 계속 밀려났다고 한다. 벼랑 끝에 몰린 사람의 심정으로 선본 지 한 달 된 여성과 등 떠밀려 결혼을 했던 사실을 그는 씁쓸하게 고백했다. 세상이 허용하는, 사랑에 빠져도 무방한 조건을 갖춘 유능한 비혼 남자는 회사 중역의 자리에 오리기에 너무도 위험한 존재였던 것이다. - 239 page
주변에 '골드미스'인 언니들이 참 많다. 그녀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단지 결혼을 안했을 뿐!"인데,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보거나 찝쩍이는 남자들이 있다고 한다.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이 마치 하자가 있어서 그런 것 처럼 말이다.
너무나 똑똑하고 멋지게 사는 언니들인데, 왜 그녀들이 결혼을 안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평가절하 당해야 하는걸까? 왜?
나 또한 주위 사람들의 인사가 "좋은소식 없어요?"가 되버린 요즘. 이런 글을 보면 남의 이야기 같지가 않다.
엥겔스는 부르주아적 혼인 관계까 또 다른 착취를 만든다고 확신했으며, 두 사람이 애정과 이해로 결합되어 있는 한 교회나 국가의 승인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평생 결혼 없이 살았다. 그는 부르주아는 정략결혼을 할 수 밖에 없으며, 정략결혼은 자신의 몸을 종신 노예로 팔아 버리는 매춘 행위라고 규정했다. - 274-5 page
대학원에서 여성정책론 수업을 듣다가 결혼은 부를 공고히 하는 수단이라는 말을 들었었다. 한달에 각각 100만원 씩 버는 남녀가 결혼을 하면 부부가 되었을 때 수입이 200만원이 되지만, 각각 200만원씩 버는 남녀가 결혼을 하면 부부가 되었을 때 수입이 400만원이 된다는 것. 그래서 부가 점점 더 공고해 진다는 것!
대학 때는 그 사람만 좋으면 연애를 했다. 그 때는 사람 그 자체 외엔 그닥 평가할 기준이 별로 없었다. 기껏해야 다니는 대학 정도? 하지만 그 대학이란 것도 연애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고 결혼할 때가 되니 사람을 볼 때 그 사람 자체를 봄과 동시에 다른 것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출신 대학, 근무하는 회사, 외모, 종교, 가족관계(화목한 가정에서 자랐는지) 등.
슬프지만, 이것이 현실.
지금 난, 그저 나와 비슷한 사람을 찾고 있다.
비슷한 가정 환경에서, 비슷하게 공부하고, 비슷한 직업을 가진 남자. 그러면 그것도 정략결혼인가?
사람 그 자체만 보고 판단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싫다. 특히 이 책을 보고 나선 더더욱 싫어졌다.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서, 사랑이 넘쳐흘러서 아이가 행복한 모습을 본다. 이 아이에게 영원히 한 남자만 사랑하라고, 누군가의 조강지처가 되어 평생 지조 지키며 그가 너를 살짝살짝 배신하더라도 꾹 참고 아내의 도리를 지키라고 결코 말하지 않을 것이다. 너의 모든 사랑을 세상과 나누며 살라고, 죽는 날까지 자유와 사랑을 누리며 살라고 말하리라. - 285 page
책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절. "너의 모든 사랑을 세상과 나누며 살라고, 죽는 날까지 자유와 사랑을 누리며 살라고 말하리라"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나이가 들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키우고, 그 아이를 결혼시키고 늙는게 너무나 당연한 삶의 패턴인데... 그 패턴을 따라가지 않고 누군가의 조강지처가 되거나 아내의 도리를 지키며 살지 않을 수 있을까? 결혼을 한다면 말이다. 결혼을 하면 당연히 그리 될 것이고...
나이가 들어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그 땐 무언가 하자가 있는 여자가 되어 손가락질을 받겠지?
사랑은 무조건 하면 좋은건데~ 못하고 있고...
결혼은 해도 문제 안해도 문제 라는데 이 또한 못하고 있다.
바쁘긴 하나 심심한 요즘. 연애 아니 사랑이 하고프다!
어디서 뿅! 하고 남자 하나 안나타나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