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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최저생계비 체험

[최저생계비 18일차] 햇살이 내리 쬐던 하루~

by 하트입술 2010. 7. 18.
금-토요일 신나게 비가 오더니, 오늘은 비가 그쳐 매우 화창한 하루였습니다. 비가 먼지를 다 쓸어내려서 그런지 가시거리가 엄청 넓고 길었습니다. 2호선을 타고 당산철교를 지나는데 정말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날씨가 맑아서 참 좋았습니다. 쫌 덥긴 했지만요.

<7월 18일 가계부>


오늘 또한 늦잠을 자서 아침은 스킵. 일어나자 마자 준비하고 SCG 회의 가느라 점심도 스킵하였습니다. 평소 굶고 사는 것에 익숙한 편인지라(특히 주말에), 배가 고픈건 모르고 정신없이 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매주 일요일 오후엔 SCG 사업개발팀 회의가 있습니다. 오늘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평소 강남 혹은 여의도에서 회의를 진행했었는데, 오늘은 저희 팀원들 뿐만 아니라, 고영대표와 프로보노관리팀 강보라PL도 함께 만나야 해서 마포구청에서 1시에 회의를 진행하였습니다.

회의자료를 미리미리 만들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마포구청에 가기 전 여의도 사무실에 들러서 회의자료를 만들어서 인원수 대로 복사를 한 후 마포구청으로 넘어갔습니다.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서 6호선 마포구청을 가기위해서는 총 4정거장을 거켜야 합니다. 우선 국회의사당역에서 9호선을 탄 후 한정거장을 가서 당산역에서 2호선을 갈아탑니다. 그리고 2호선을 타고 또 한정거장을 가서 합정역에서 6호선을 갈아탑니다. 6호선을 타고 2정거장을 가면 마포구청역입니다. 딱 4정거장을 가는데 지하철을 갈아타는 것은 2번... 결국 가는데 걸린 시간은 35분. 오늘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런지, 지상에 위치한 2호선 당산역 플랫폼은 사우나 같았습니다. 택시타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휘감았으나... 그럴 수는 없지요. 꾹 참고, 지하철로 이동. 회의장소에 도착하였습니다.

회의장소에 도착을 하니, PL 선생님 한분이 만두를 사오셨습니다!! ㄲ ㅑ~! 점심을 못 먹고 있었던 차라, 회의를 진행하면서 만두 몇개를 집어먹으니 배가 든든해 지더군요. 그 사이 위가 줄은건지... 단지 만두 몇개로 배가 부르다니 싱기할 따름. 오늘 회의에서는 사업개발팀에서 진행중인 SBR의 방향성에 대하여 논의하였습니다. 사업개발팀에서 함께 활동하던 예비프로보노 중 몇몇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활동을 그만두게 되면서 SBR 창간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입니다. SCG라는 조직은 프로보노, 예비프로보노들이 자발적으로 재능을 봉사하는 모임이기 때문에 활동에 대한 강제성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약간의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본업 혹은 다른일들이 바빠질 경우 SCG 활동을 소홀히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자발적으로 재능을 봉사하는 것에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어떻게 각자 장기적으로 재능을 기부하도록 할지에 대한 부분은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회의 중 먹은 간식>

2시간 가량 진행된 회의 결과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부터 하자!"였습니다. 사실, SBR(Social Business Review)라는 잡지의 창간호를 준비하면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펀딩. 구성, 기획 등... 기존에 발간되고 있는 다른 잡지들과 동일한 형식의 그러나 내용은 더 혁신적인 잡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나타난 어려움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회의 결과 우선 오프라인에서 발간되는 잡지가 아닌 웹진을 발행하는 것으로 방향이 바뀌면서 부담을 크게 덜었습니다. 웹진이라고 해도 앞으로 해야 할일들이 많겠지만 말이죠.

                                                           <점심: 김밥>

회의 후 다시 사무실로 이동. 사무실에 두었던 짐을 가지고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로 향했습니다. 사무실에 들어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김밥을 한줄 사서 사무실에서 점심으로 간단히 먹고 말이죠. 거의 연달아 3~4주 동안 주말마다 어떤 식으로든 사무실을 가고 있네요. 다음주는 제발 사무실에 가지 않는 주말이 되었음 좋겠는데...(지난주는 토요일, 일요일 이틀 내내 사무실에 들렀습니다.)

예배를 들이고 집에 오니 6시30분. 저녁식사 시간. 그런데 부모님께서 저녁식사를 안 한다고 하시네요. 이미 이것저것 많이 드셨다며... 함께 저녁식사를 할 것을 기대하고 집에 온 저로썬 약간 좌절을... 혼자 밥 먹기 싫어서, 집에 있던 구운 감자로 저녁을 때웠습니다.

                                                         <저녁: 구운감자>
                                 

결국 오늘도 이래저래 지출을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총 지출은 2,950원, 7월 18일 현재 잔액은 20,020원입니다. 이 상태면 제가 목표로 했던 20일까지 마이너스가 될 것 같진 않습니다. 이제 남은 날은 12일. 아직 통신비를 산정을 하지 않았으며, 월급날 근처로 몰려있는 온갖 모임의 곗돈과 후원금들이 산정이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또한 아파트 관리비가 나오면 그것도 1/3을 하여 책정해야 합니다. 원래 남동생까지 4식구인데, 동생이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이니 부모님과 저 이렇게 3명으로 나눠서 관리비를 책정해야 겠지요. 마이너스는 기정사실인 것 같고, 도대체 얼마나 마이너스가 될지 두려울 따름입니다.

통신비 5만원 가량, 곗돈 7만원, 후원금 5만원... 이것만 해도 벌써 17만원 이네요. 최저생계비 체험을 하면서 어디까지 산정을 해야 할지 아직도 혼란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곗돈과 후원금 아마도 최저생계비로 살고 있는 수급자들은 지인들과 계를 붓거나 시민단체에 후원금을 낼 여력이 없을 것입니다. 최저생계비는 말 그대로 최저생계만 유지하기에도 벅찬 돈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매달 곗돈과 후원금을 내 왔는데, 이것을 산정을 하는 것이 맞는지 하지 않는 것이 맞는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평소와 동일하게 후원금과 친구 생일 등을 챙겼으니 이것 또한 그대로 책정하는게 맞을거 같긴 한데... 내일 또 참여연대에 전화해서 물어봐야 할 듯 합니다.

어쨌건 2만원 가량이 남은 상태에서 최저생계비체험 3주차를 마쳐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