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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Book

새로운 빈곤(지그문트 바우만)

by 하트입술 2010. 6. 29.
 



최근 읽는 책들은 거의 모두 의원회관 1층 의원열람실에 진열 되어있던 책인듯 하다.
<새로운 빈곤> 또한 의원열람실에서 발견한 책! 빌려서 읽던 중 영풍문고를 갔었는데, 사회학 서적 코너에 진열되어 있었다. 최근 꽤나 유명한 책인듯.

노동과 소비주의를 가지고 새로운 빈곤에 대하여 풀어간 <새로운 빈곤>
이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시기별로 노동윤리가 어떻게 소비미학으로 변화가 되었는지 설명하고 있다.

1부
1. 노동의 의미: 노동윤리의 생산
   사람들을 일하게 만들기
   노동이냐 타락이냐
   생산자를 생산하다
   ‘더 나은 것’에서 ‘더 많은 것’으로

2. 노동윤리에서 소비미학으로
   소비자 만들기
   미학이 평가하는 노동
   특권으로서의 직업
   소비자 사회에서 가난하다는 것

2부
3. 복지국가의 성장과 몰락
   포용과 배제 사이
   쇠락하는 복지국가
   만족한 다수?
   끝난 성공

4. 노동윤리와 새로운 빈곤층
   정착민 대 유목민
   ‘실업’에서 ‘잉여’로
   ‘최하층계급’의 발견
   노동윤리가 최하층계급을 낳다
   가난하다는 건 범죄다
   도덕적 책무로부터의 추방

5. 세계화 속의 노동과 잉여
   식민주의, 또는 잉여 노동력의 수출
   지역적 문제의 지구적 해결, 그 성장과 후퇴
   새로운 지구적 차원의 노동과 빈곤 문제
   사회 문제들, 그리고 법과 질서
   사회 국가에서 ‘보안 국가’로

3부
6. 새로운 빈곤층에 대한 전망
   역할이 없는 빈곤층
   역할이 없으면 도덕적 의무도 없다
   노동윤리인가, 삶의 윤리인가?


1부는 사회복지 발달사는 읽는 듯한 느낌."열등처우의 원칙", "구빈법", "신구빈법"등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으며,
왜 노동윤리가 중시되었는지 설명을 하고 있다.

"노동은 사회적 위치를 결정짓는 주요 요소이자 자기 평가의 주요 요소였다. 상속을 받거나 축적한 부가 있어서 먹고 살면서 여가까지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을 제외한 모든 이들은, '당신은 누구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자신이 고용되어 있는 회사나 그 회사에서 하는 일로 대답했다. 분류와 구분을 잘하고 좋아하는 사회에서, 노동의 유형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삶과 관계 있는 다른 모든 것들이 파생되는 결정적이고 중심적인 분류 기준이었다. 그것은 한 사람이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 자신보다 뛰어나서 우러러보아야 할 사람들, 자신보다 낮아서 복종을 요구하고 기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정의해 주었다. 노동의 유형은 한 사람이 맞추어 살아야 할 생활수준, 그의 '분수', 그리고 사회생활에서 넘보지 말아야 할 수준을 결정했다. 노동 이력은 삶의 이력이고, 한 사람이 삶에서 이룬 것과 이루지 못한 것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내는 기록이었다. 그 이력은 자신감과 자신 없음, 자기만족과 자기질책, 긍지와 수치의 주요원천이었다."

그리고 소비의 미학이 대두된 배경 또한 설명하고 있다.

"지난날 노동윤리가 지배했던 부분을 오늘날 지배하고 있는 건 소비의 미학이다. 소비자 훈련을 통해 제대로 길러진 소비자들에게, 세상은 가능성들의 거대한 매트릭스이자 강렬하고도 강렬한 짜릿함, 깊고도 깊은 체험의 매트릭스이다. 세상과 그 모든 부분들은 짜릿한 사건들과 체험들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으로 평가된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평생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즐거운 일이며, 만족 그 자체보다 더욱 만족스러운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으로, 그 능력의 다양한 크기에 따라서 사물과 사건과 사람들이 지도에 표시된다."

노동윤리가 소비의 미학으로 바뀌면서 삶의 목표는 더 좋은 것을 소비하는 것으로 가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하여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사는 물건을 통해 자신이 규정되는 현 상황. 명품을 사면 그 사람도 명품 대우를 받고, 호텔에서 발렛파킹을 할 때도 소형차는 발렛파킹을 해주지 않는 우리나라. 결국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 또한 소비자주의에 찌들어 있는 것 같다.

"소비자주의와 복지국가는 서로 어긋난다. 복지국가는 전망이 없다. 소비자 심리의 압박이 이미 지배적이다. 지난날 국가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이 오늘날보다 훨씬 좋았다고 해도, 소비자의 자유 선택과 무관하다는 근본적인 결함을 언제까지나 떨치기 힘들다. 그것은 새롭고 성실하게 '다시 태어난' 소비자들의 눈에 구제불가능으로 비치는 결함이다."

복지국가에서 급여를 받는 수급자의 경우 물건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질을 따질 수 없다. 그저 최저수준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국가에서 제공받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은 소비자의 자유선택을 누릴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로 인해 상대적 빈곤이 늘어나는 것 같다.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그것을 소비자주의라는 것으로 개념화 하여 잘 정리해 놓은 책 <새로운 빈곤>
빈곤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읽어보면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