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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얼굴의 사랑(정아은)

by 하트입술 2018. 5. 1.

 

너무나 인상 깊었던 소설 <잠실동 사람들>을 쓴 정아은 작가.

 

그래서 국회 도서관에서 '정아은'으로 검색을 해서 나온 책을 빌렸다.

 

<맨 얼굴의 사랑>

 

그런데 이 책은 <잠실동 사람들>의 그런 리얼리티는 없더라...

 

뭐랄까? 귀여니 소설 같은 느낌이랄까? 대학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지만, 잘 나가는 연예인이나 성형외과 의사 같은 사람들과 연애를 하고 그들의 일을 너무나 잘(퀄리티가 높게) 도와주는 소설가인 그녀가 너무나 낯설달까?

 

성형외과나 연예계에 대한 묘사는 매우 세밀했으나. 사람이 붕붕 떠 있었다.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자그마한 구름들이 한곳을 향해 양털처럼 가지런하게 늘어선 사이사이로 푸른 하늘이 청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 풍경이 너무 선명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아름다움. 홀로 떨어져 빛나는 매정한 봄날의 하늘. 자,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독하게 열망해 왔던 꿈이, 오랜 세월 바라보며 다른 모든 인생사의 버팀목으로 삼아 왔던 꿈이 허황된 것으로 밝혀졌다면? 꿈에서 배척당한 자는 무엇으로 생의 다음 순간을 버텨야 하는가? -351page

 

소설의 주인공은 소설가이다. 그런데 스스로 작가로서의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닫은 후 한 생각.

 

이 구절에서 심장이 쿵 내려 앉았다. 나는 꿈이 있나?

 

매일 쏟아지는 일을 쳐내느라 아둥바둥 살고 있는 요즘. 그져 하루를 쳐내는 삶을 그토록 증오했는데 요즘 나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

 

하루하루 아둥바둥 버둥버둥. 죽도록 버티는 삶.

 

꿈 같은건 잃어버린지 오래이고... 앞으로도 무슨 꿈을 꿀지 생각도 못하는 삶.

 

인생사의 버팀목으로 삼아왔던 꿈이 뭘까?

 

대학 때 사회복지 정책을 다루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근데 그 꿈은 이루었다. 지금 나는 사회복지정책을 다루는 일을 10년 넘게 하고 있다. 그 사이 사회복지정책 전공으로 석사를 졸업하고 박사를 수료했다. 그런데 왜 이리 허탈한 걸까?

 

특정 정책. 그 정책 이슈의 반대자들 때문에 잠 못드는 나날.

 

내가 왜 이러한 정책을 붙들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하다가...

 

이 일 또한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라며 스스로를 채찍질 한다.

 

그러다가 다시 또 너무 힘들어서  모든 걸 놓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의 꿈이 무엇인가? 무슨 꿈을 꾸고 살아야 하나?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시간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