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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Book

도쿄 기담집(무라카미 하루키)

by 하트입술 2015. 3. 30.

어쩌면 이렇게도 재미없는 인생인가. 미즈키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새삼 탄식이 흘러나왔다. 생각해보니 그녀의 인생에서는 드라마틱한 요소라고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영상물로 비유하자면, 수면을 유도할 목적으로 제작된 저예산 자연풍경 비디오 같다. 덤덤한 색조의 풍경이 그저 덤덤하게, 하염없이 이어진다. 장면 전환도 없고 클로즈업도 없다. 신나는 장면도 없고 우울한 장면도 없고 눈길을 끄는 에피소드 같은 것도 없다. 복선도 없고 시사점도 없다. 이따금 생각난 것처럼 카메라 앵글이 조금 달라질 뿐이다. 아무리 직업이라지만 이런 남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자면 이 사람은 얼마나 따분할까, 카운슬러가 가엾어질 정도다. 무심결에 하품이 날 때는 없을까? 날마다 이런 이야기를 하염없이 들어야 한다면 나는 아마 어느 시점엔가 틀림 없이 따분해서 죽고 말 것이다. - 174~5 page

 

시나가와 원숭이 중

 

기담집이라고 해서 빌렸는데.. 썩 무섭지 않은.

 

침대에 앉아서 1시간만에 다 읽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