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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Book

우안: 큐 이야기(츠지 히토나리) / 좌안: 마리 이야기(에쿠니 가오리)

by 하트입술 2010. 11. 27.


지금 막 책장을 덥었다. 살짝 눈물이 난다. 그런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그냥 가슴이 먹먹하다.

큐와 마리의 성장기. 그 성장 속에서 겪은 삶과 죽음. 그들의 이야기를 각자의 시선으로 풀어놓은 책.
<우안: 큐 이야기>, <좌안: 마리 이야기>.

국회도서관 신간 자료실을 갔다 우연히 발견 한 책이다. 소설 코너에 파란책과 분홍책이 줄지어 20권 가량 있어~
"도대체 이 책들은 머야?"란 호기심에 보니 츠지 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가 각각 쓴 소설. 작가를 보고 바로 빌렸다.
문젠.. 각각이 1~2권으로 구성되어 총 4권인데.. 난 <우안: 큐 이야기 1>과 <좌안: 마리이야기 2>를 빌린 것. 바보.

책을 빌린 목요일 퇴근길, 그리고 금욜 출근길에 <우안: 큐 이야기 1>을 다 읽었는데... 끝나지 않은 이야기.
무언가 이상하다 싶어 출근해서 찾아보니 각각 2권씩 총 4권.... 도서관에서 빌리지 못한 나머지 책들을 빌려 금욜 퇴근 후 그리고 오늘 내내 총 4권의 책을 모두 읽었다.



처음 <우안: 큐 이야기>를 읽을 땐, "무슨 소설이 이래?"란 생각 뿐...
어릴 적 부터 시작되는데, 그닥 공감이 되지도 않고... 야쿠자 이야기도 나오고~ "알 수 없는 내용인걸..." 이라 생각하며 "그래도 잡은 책이니 끝까지 읽어보자"하고 읽었다. 지하철이 아닌 집이었다면 아마 1권도 다 안 읽고 책을 덮은 후 다른 책을 읽었을 듯... 하지만, 지하철이고 당시 책을 이거 한권만 들고 있어서 어짜피 멍 때리며 갈 바엔 책이나 보자는 심경으로 읽어 내려갔다. 그러다 보니 재미가 있어 끝까지 읽게 된 책.

일반인과 다른 탄생과 삶. 죽음과 유독 가까웠던 큐의 삶. 책을 읽어내려가며 나도 모르게 그의 삶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해 졌다. 하지만 내가 원했던 건... <냉정과 열정 사이>와 같은 절절한 로맨스였으나... 그건 아니었단거.

결국 <우안: 큐 이야기 1,2>, <좌안: 마리 이야기 1,2>를 다 읽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나아간 삶. 가족의 죽음과 그로 인한 여파. 어찌보면 뒤틀렸다고 할 수 있는 큐와 마리의 삶.
결국 그들의 삶은 마리의 오빠이자 큐가 많이 따랐던 소이치로의 죽음 후 완전히 변해 버린 듯...

그러나 그 삶을 받아들이며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나간 그들... 그리고 유독 그들의 삶에서 빈번히 나타난 타인의 죽음.

아직까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노환으로 인한 친할아버지의 죽음만 경험한 나로썬~
죽음으로 인한 충격,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 이런 것을 느껴본 적이 그닥 없지만...
그럼에도 자세한 묘사가 되어 있는 책 덕분에 가까운 사람의 죽음에서 느꼈을 그들의 슬픔이 느껴졌다.
큐의 아내인 네네의 죽음 그리고 마리의 남편이었던 하지메의 죽음.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낸 후 살아가야 한 큐와 마리.

별 생각 없이 읽기 시작한 책에 푹 빠져...
오늘 하루종일 <좌안: 마리 이야기 1,2>권을 다 읽고 나니 이 시간.
늦잠 자고 TV보다 책 보다 반복하며 읽긴 했지만, 소설 치곤 책 읽는데 시간이 꽤나 오래 걸린 듯 하다.
그만큼 이 책들이 쉽진 않았던게지.

여자라 그런지 난 큐 보단 마리에 감정이입이 더 잘 되더라... 마리의 심경. 그녀의 행동.
순간 순간 본인의 감정에 따라 행동하는 마리가 대단해 보이기도 하면서, 너무 대책 없어 보이기도 하고...

나는.. 나라면 못 했을 것 같은 거리낌 없는 행동들. 그러나 그런 모습까지도 모두 매력적이던 마리.
그에 비해 큐는... 범상치 않은 인물이었으나 끝이 조금은 허망한?
마리는 현실에도 있을법한 캐릭터인데, 큐는 그렇지 않아서인가 그의 행동은 그닥 이해가 가지 않았다.

"바바는 싱긋 웃으며 대꾸했다. 
 "마리는 모두에게 사랑받으며 자랐겠지? 가족끼리 사이가 좋다는 것은 좋은 일이아.:
 그 말에 머쓱해진 마리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열 살 때까지는 그랬지.
 오빠의 죽음을 경계로 모든 것이 변하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은 모두 지난 일이다. 마리는 지금 가와사키에 있다. 죽고 못 사는 카히코 옆에."                                                                                                          - 좌안: 마리이야기 1. 67page



"쓸데없는 짓이다. 순간적으로 밀려온 혼자라는 감각과 불안, 온몸이 저릿저릿한 외로움을 마리는 떨쳐버린다. 상상할 수 없을 뿐이다, 하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오빠는 특별했고 어렸다. 그러니까 상상할 수 없을 뿐이다.
  마리는 현실 속에 존재하는 남자들을 떠올리면서 와인을 마셨다. 각각의 팔에 각각의 힘으로 마리를 안아주었던 남자들. 괜찮다, 나는 외톨이가 아니다."                                                                                         - 좌안: 마리 이야기 2. 30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