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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Book

노 임팩트 맨(콜린 베번)

by 하트입술 2010. 12. 6.

<노 임팩트 맨>에 대해서 첨 접한 것은 책이 아닌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올 봄이였나 여름이었나? 씨네큐브에서 영화나 봐야지~ 하고 검색을 하다 <노 임팩트 맨>이라는 영화가 상영 중이라는 것을 알았고, 대략의 내용을 살펴본 후 꼭 봐야지 하고 생각을 하고 있었으나 바쁜 일상에 쫒겨 못 보고 지나갔다.

이후 SOPOONG 달모임에서 상영회를 했는데, 칼퇴근을 못해서 그것 또한 못가고... ㅠ.ㅠ
책이 있다고 해서 우선 책부터 찾아 보았다.

재생지로 만든 책 표지부터 독특한 <노 임팩트 맨>. 게다가 책 구매시 1%는 환경운동연합에 기부가 된다던 <노 임팩트 맨>.
설레이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

저자는 환경운동가가 전혀 아니었으나, 겨울임에도 아주 얇은 옷을 입고 다니는 자신을 보며... 환경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1년간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살아보기로 한다.

"나는 환경 전문가로 변신한 다음 내가 터득한 지식을 활용할 생각이 아니었다. 우리 별의 응급상황을 어떻게 처리할지 아무것도 모르는 바닥에서부터 시작해 더듬더듬 앞으로 걸어갈 생각이었다. 내가 어떤 사실들을 깨닫게 되는지 지켜볼 생각이었다. 내가 어떤 식으로 진화하는지 지켜볼 생각이었다.
  유기농 식품점에서 내가 바로 그 순간 깨달은 것은 가시밭길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극단적으로 친환경적인 생활방식을 스스로 터득해야 했다."                                                                                                   - 41~2page

완벽하게 대비하지 않고 우선 저질러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노 임팩트 맨 프로젝트...
하나하나 삶의 방식을 바꾸어 가는 그의 모습. 뉴욕에서 좌충우돌 생활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안쓰러우면서도 공감이 가던 그의 삶의 모습.

"우리 사회는 모든 자원을 소비하는 방향으로 돌진하는 대형 트럭 같다. 나는 다른 식으로 살도록, 어떻게 생각하면 그녀의 집안 분위기를 거부하도록 어떤 식으로든 가엾은 미셀을 설득해야 한다. 그러는게 과연 맞는 일일까?
  그런데 또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올바르게 사느라 남들과 격리되면 그게 훌륭한 일일까? 올바르게 사느라 외톨이가 되면 그게 훌륭한 일일까?"                                                                                                                          - 94page

"올바르게 사느라 남들과 격리된다면?" 7월 최저생계비 체험 당시 많이 생각하던 부분이다. 남들과 격리되는 삶. 최저생계비로 살기 위해선 남들과 격리될 수 밖에 없었다. 남들만큼 소비할 수 없었기 때문에... 노 임팩트 맨 프로젝트를 위해서 그와 그의 가족 또한 격리될 수 밖에 없었다.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본인들이 세운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서 말이다.

"내가 우리 별의 자원을 소비하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하는데, 더 많은 자원을 소비하지 않으면 낙오자라는 메시지를 뿜어내는 상자가 우리 집 한가운데 놓여 있었다. 그 상자는 내게 노 임팩트 맨이 되면 낙오자가 되는 거라고 했다. 더 많은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을 먼저 생각하면 낙오자가 되는 거라고 했다. 텔레비전이 내 생활을 비관적으로 여기게 만든다는 사실에 눈을 뜬 것은 우리 집 거실에 적이 진을 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과 다름없었다."                 -103page

소비가 선이라고 주장하는 TV 광고들 그 광고들에 파묻혀 저 물건을 사야지만 내가 행복해 질거라 끊임없이 세뇌당하고 있는 우리... 소비를 부추기는 TV.

"내 이론에 따르면 우리의 머리를 여기에서 저기로 실어나르는 기계로 만든 상자와, 우리를 끊임없이 연결시키는 휴대용 전자기기가 우리에게서 하품의 시간을 빼앗아갔다. 주기적으로 깜빡여 교통을 멈추고 정적을 선사하는 빨간 신호등처럼 나날의 분주함을 차단하는 이런 시간들이 잘려나갔다. 이제는 피크타임이 지나면 다시 피크타임이 이어져 아예 아코디언 주름상자처럼 쭈그러들러 한데 붙어버린 꼴이다."                                                                                                    - 125page

아이폰을 산 후 매우 실감하고 있는 부분. "우리를 끊임없이 연결시키는 휴대용 전자기기가 우리에게서 하품의 시간을 빼앗아 갔다." 나도 모르게 비는 시간에는 아이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나. 아이폰으로 트위터를 하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아이폰 덕분(?)에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게 되 버린 것 같다. 그래서 일부러 아이폰과 멀리하려 노력중인데.. 쉽지 않네. ㅠ.ㅠ

노 임팩트 맨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 환경을 위해 에너지 사용을 줄이게 되고.. 그렇게 되면 아이폰과도 멀어지려나?

"한국 조계종에 이런 선사가 있었다. 지금은 돌아가셨는데, 내가 명상할 때 즐겨 찾는 선종이라는 종파를 미국에 전파한 분이다. 제자들은 그분을 대선사님이라고 불렀는데, 한국말로 위대하고 존경스러운 스승이라는 뜻이었다.
  아무튼 그 대선사님은 "모두들 나는 이걸 가지고 싶다, 저걸 가지고 싶다 하는데, 이 '나'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없다"라고 종종 말했다. 세상 모든걸 가지고 싶어하는 '나'는 어떤존재일까? 어디에서 왔을까? 어디로 갈까? 사는 이유가 멀까? 죽는 이유가 멀까?
  이러한 고민이 중요한 것은 우리가 욕구를 충족시켜야 행복해진다고 믿으면서 살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우리의 욕구는 끝이 없고, 경제는 이 끝없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하나의 거대한 기계라고 한다. 문제는 우리가 사는 이 별의 자원이 무한하지 않다는 것이다."                                                                                                         -158-9page


나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없는 요즘. 나 또한 마찬가지인듯.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얼 하고 있는건지?
미국 책에서 한국 이야기가 나와 내심 반가웠던 부분. ^^

"이것은 악순환인다. 우리는 원하는 물건을 손에 넣으려고 죽도록 일을 하지만, 그 물건을 만드는 과정이 우리 별을 파괴해 우울해지고, 그러면 기분전환이 될 만한 물건을 사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에 매달리게 된다."                               -195page

원하는 물건을 사기 위한 일.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스트레스 받는다고 지르고, 필요하다고 지르고, 예쁘다고 지르고...
이런 저런 이유로 펑펑 긁어대는 카드~
그 물건이 없다고 내 삶이 불편해지는 것도 아닌데. 왜 계속 끊임없이 물건을 사게되는 건지 미지수다.

문젠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예쁜 아이폰 범퍼를 사야지~ 기모 후드티 사야지~ 검정색 반스 운동화 사야지~ 머리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날 보니.
나 또한 소비지향적인 하나의 인간인가보다.

"뭐가 제일 힘든지 모두들 알고 싶어한다.
  포장된 제품을 안 쓰는건지, 어디든 자전거나 킥보드를 타고 다녀야 하는 건지, 냉장고 없이 살아야 하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무엇인지.
  사실은 다 틀렸다. 가장 힘든 일은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나를 타성에서 끌어내 다르게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하지만 당분간은 모든게 다시 타성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여기에서 '당분간'은 한 달을 뜻한다. 습관을 바꾸려면 한 달이 걸린다고들 한다.
  그러니까 택시로 출근하고, 엘레베이터로 9층까지 올라가고, 키친타월에 코를 풀고, 딸아이에게 종이기저귀를 채우다 바꾸려고 하면 처음 한 달 정도는 아주 죽을 맛이다. 새로운 생활방식이 본질적으로 어려워서 그런 게 아니다. 모든 생활이 옛날 방식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죽을 맛이다."                                                                                                      -249page


가장 힘든 일은 습관을 바꾸는 일. 정말 맞는 말.
7월 최저생계비 체험 당시.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매일 1잔 이상 사마시던 커피를 사마시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습관처럼 타던 택시를 타지 못하는 것 또한 큰 불편함이었다. 습관을 바꾸는 것. 그것 참 어렵다.
그래서였을까? 난 최저생계비 체험이 끝나자 마자. 스타벅스에서 하루에 커피를 2잔이나 사마시고~
백화점 가서 몇십만원어치 쇼핑을 하고 그랬었다. 한달간 쓰지 못한 돈을 한번에 다 써버리려는 듯 말이다.

"나는 내가 세상에 기여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하며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세상에 기여하는지 여부가 아니다. 내가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지 여부이다. 누구나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 누구나 세상에 기여할 책임이 있다. 책임감 어쩌고 하는 게 부담스럽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억울함과 무력함을 표현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내가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너무나 홀가분하다.
  우리에게 맡겨진 일은 간단하다.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면 된다. 역설적으로, 내가 무슨 일을 하건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남에게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히게 된다. 이익단체들에게는 자본이 힘이지만, 우리에게는 사람이 힘이다."                                                                                                                                           - 275page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다.
엘레베이터를 타지 않고 걸어서 오르내릴까 했는데, 몇번 시도했더니 5층 사무실을 매일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어서 패스!
공산품 생리대 대신 면생리대를 쓰려고 이거저거 알아보다가 그것도 패스(몸엔 참 좋은데 역시 공산품보단 불편한...)!
그리고 마지막으로 생각해 난 것은. 종이컵 안쓰기!

그나마 내가 적은 노력을 들이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종이컵 안쓰기인 것 같았다.
사무실에서 머그컵이나 텀블러로 커피를 마시고, 점심약속을 갈 땐 텀블러를 들고 가서 텀블러에 커피 담아 마시기!

이 책을 읽은 후 지난 11월부터 텀블러를 이용하고 있는데...  의외로 참 즐겁다. 텀블러로 커피마시기! ^^

종이컵보다 더 오랫동안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 있고~ 
대다수의 커피전문점에서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마실경우 10% 할인까지 해주니 일석이조!

오늘도 점심식사 후 가배두림에서 내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마셨다. 텀블러 덕에 550원 할인까지~
앞으로 계속 지켜갈 나의 작은 습관. 텀블러로 커피 혹은 차 마시기!
가방 속에 텀블러 하나 넣어 다니기~ ^^

아직 완전히 익숙해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11월 초에 비해서는 익숙해진듯 하다.
조금 더 지나면 텀블러 또한 수첩, 지갑, 파우치 같이 항시 가방에 있는 물품이 되겠지?

"얼마 전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평화를 실현하고 싶으면 나부터 마음의 평화를 찾아야 한다.
  흔히 마음이 평화로우면 사람이 평화로워진다고 한다. 평화로운 사람이 평화로운 가정을 일군다. 평화로운 가정이 평화로운 마을을 만든다. 평화로운 마을이 평화로운 나라를 만든다. 평화로운 나라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든다.
  이게 무슨 뜻일가?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나부터 바뀌어야 된다는 뜻이다."                                                -289page

책의 마지막 부분에 써져 있던 글.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나부터 바뀌어야 된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지키기 힘든 이 말.
나부터 솔선수범 작은 것 부터 바꿔보기! ^^

저자의 노임팩트 체험과 관련 정보는 NoImpactMan.com / NoImpactProject.org 에 있다고 한다.

아... 책 본지 한달 이상 넘으니~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글 써놓고도 내가 무슨 글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었을 그 당시엔 참 신선한 충격이었는데...
그 충격이 전혀 전해지지 않는 글이 되어버린 듯. 망각 덕분에.. 하하!

좋은 책입니다. 한번씩 읽어보세요.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