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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드라이브

by 하트입술 2013. 6. 8.
3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다른학교에서 수업을 들었다. 우리학교엔 주말 수업이 없어서 우리학교 옆의 다른 학교에서 학점연계로 수업을 들은 것(직딩과 박사의 병행을 위해...).

휴강과 중간고사를 빼고 총 11번 수업을 들었고 그 중 단 2번만 지하철을 타고 등교를 했다. 나머진 모~두 차.

3월 첫 수업 때 지하철을 타고 가려니 시간이 간당간당했었다. 그래서 아빠한테 지하철역까지 태워다 달라고 하니, 그냥 그 길로 학교까지 데려다 주신 것. 차 안에서 수업 듣는 과목 이야기, 교수 이야기, 일 이야기 등등 아빠랑 수다 떨면서 가다보니 금방 학교에 도착했다. 그리고 아빤 차를 돌려 다시 집으로.

그 후 아빠가 거의 매주 데려다 주셨다. 지하철로 가려면 7시에 일어나야 하고 차로 가면 7시 30분 넘어서 일어나도 되서, 조금 더 자라고 항상 데려다 주신 것.

토요일 아침 7시 즈음 침대에서 비몽사몽 있으면 어김없이 들리던 부모님 목소리.

"더 자게 깨우지 마. 내가 데려다 줄거야(아빠)!"
"다 큰 앨 뭐하러 태워다 줘~ 지하철 타고 가라 그래(엄마)!!!"
"요즘 계속 늦게 자더만, 토욜이라도 좀 자게 냅둬(아빠)!"

그리곤 거의 매주 태워다 주신 아빠. 결국 한주는 사무실 워크샵 갔다가 바로 학교가느라 같이 먼저 귀경한 우리방 비서관님이 데려다 주고, 한 주는 오후 수업이라 지하철 타고 가고, 아침에 학교갈 때 지하철을 타고 간건 딱 한번이다. 하하하!

3월 초엔 아빠가 운전하고 데려다 주고 다시 집으로 되돌아 가셨는데, 내가 차를 산 이후론 내가 운전해서 학교까지 간 후 아빠가 차를 다시 가지고 집으로... 내가 내 차를 가지고 출근하는게 제일 좋은 방법이나, 대학교의 주차비는 어마어마한 관계로 차마 차를 가져가지는 못하니(우리학교가 아니라 주차권 발급도 안되고, 시간당 비용으로 내면 수업 한번 들을 때마다 2만원 정도), 아빠랑 같이 가서 아빠가 그 차가지고 다시 집으로 오는 방법.

오늘도 내가 운전해서 학교까지 가고, 아빠가 차를 가져갔다.

다 큰 딸, 시집가서 애 엄마가 되었을 나이의 딸을 아직도 애지중지하는 아빠. 아빠 덕분에 한 학기 동안 편하게 공부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 마다 학교 가는길에 수다도 많이 떨었고~ ^^

일이 바쁘다고, 공부한다고 집에서는 거의 잠만 자는 자취생 같은 딸이 뭐가 이쁘다고 그렇게 잘해주시는지... 집에서 부모님한테 사랑을 담뿍 받고 자라서, 아빠 같은 남자 찾느라 시집 못가고 있단걸 알고는 계시는지...(외모도 성격도 아빠 같은 남자가 좋다. 근데 잘 없더라. ㅠ.ㅠ)

아마 내가 시집갈 때 우리 집은 엄마보다 아빠가 울 것 같은 느낌. 아님, 과년한 딸 보낸다고 춤을 추실지도(그러고 남으실 분이기도 함)...

여하간, 한 학기 동안 토욜 아침에 섭 듣느라, 아빠랑 계~속 데이트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토요일 아침마다 아빠랑 학교 가면서, 한 주 보낸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니 말이지~

다음학기에도 토요일 수업을 듣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