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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최저생계비 체험

[최저생계비 22일차] 삶은계란은 이제그만!!

by 하트입술 2010. 7. 22.
아침, 저녁으로 삶은계란을 먹는 생활... 오늘로써 끝이 났습니다. 왜냐? 오늘로써 한판이나 샀던 계란을 다 먹어버린거죠. 오늘 저녁이 마지막 삶은계란이었습니다. 마.지.막!

<7월 22일 가계부>

아침에 집에서 삶은계란을 먹고, 퇴근 전 5시30분 쯤 저녁 대용으로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보며 집에서 싸간 삶은계란을 까서 먹었습니다. 예전에 덴마크 다이어트 한답시고 계란 먹을 때는 삼시 세끼 계란을 먹어서 엄청 물렸었는데, 이번에는 최저생계비를 아끼기 위해 계란 한판을 사놓고 매일 먹지 않고 번갈아 먹어서 그런지 그다지 물리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남은 날들은 계란 말고 다른 걸 먹을까 합니다. 바나나 안 먹은지 오래되었는데, 내일부터는 바나나로 아침, 저녁을 때워도 좋을 것 같구요.
 
오늘은 출근하자마자 주간식단표 확인 보다 먼저 한 일이 있었습니다. 어제 방영된 <인사이드 라이프> 다시보기! 돈을 내고 봐야 하는 시스템이라서 1000원을 핸드폰요금 합산으로 결재한 후 사무실 직원들과 함께 모여서 시청하였습니다(다시보기 소액결제를 포함하여 오늘까지 사용한 휴대폰 요금은 37,787원). 장수마을에서 체험 중이신 분들의 모습을 보니, 저는 신선놀음 하고 있다는 생각 밖에... 편안한 집에서 생활하며, 쾌적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단지 지출을 조금 덜 하기 위해 아둥바둥하는 제 모습이, 장수마을이라는 공간에서 정말 온 몸으로 최저생계비를 체험 중이신 체험단 여러분들의 모습과 비교가 되며 지금의 제 풍요(?)가 죄송하기만 했습니다. 또한, 7월이 된 이후, 돈을 아끼기 위해 정말 꼭 가야만 하는 약속만 가고(생일이나 정기모임 등), 평소만큼 친구나 지인들을 못만난다고 투덜대던 제 모습을 반성 또 반성했습니다. 지금 제 모습은 제대로 된 체험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도 많이 들었구요.

그래서 오늘 내일까지 근무하는 다른의원실 친한친구가 같이 술한잔 하자는 것을 다음 기회로 미뤘습니다. 어제 마이너스를 찍은 마당에 술값까지 더해지면 마이너스가 어디까지 내려갈지 감당이 안되서 말이죠. 내일이 마지막 출근인 그 친구에게 정말 많이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다행이 이 친구가 종종 같이 점심을 먹어주던, 최저생계비 체험을 적극 지지해주는 친구라 8월에 다시 술자리를 갖기로 했습니다. 그 때 찐~하게 친구 송별회를 다시 해주려구요. 오늘 함께 술한잔 하지 못한 미안함은 그 때 풀어야 할 듯 합니다.

                                                       <참치김밥과 라뽂이>

오늘 최저생계비 체험 이후, 처음 점심식사로 분식을 먹었습니다. 국회 도서관 맞은편 에클라트 빌딩 1층에 위치한 종로김밥. 그 곳에서 다른 의원실에 근무하는 친구들 2명과 함께 참치김밥+라볶이+해물볶음밥을 시켜 나눠 먹은 것이죠. 주간식단표를 보니 오늘 국회 내부 식당의 식단이 모두 다 별로라서 저렴한 비용에 먹을 수 있는 분식을 먹은 것입니다. 평소 초딩입맛을 가진 저로썬 오늘 점심이 어제 함바집의 다양한 반찬이 있는 점심보다 훨씬 맛있었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는 당연한 코스로 음료를 마시러 갔습니다. 다양한 생과일 쥬스를 파는 마마스. 평소엔 정말 많이 좋아하는 곳이지만, 오늘은 아무것도 시키지 않았습니다. 생과일쥬스 1잔에 3,500원. 오늘 종로김밥 식사비 3,500원. 생과일 쥬스가 한끼 식사와 맞먹는 돈이기 때문에 시켜서 마실 수 없었습니다.

친구가 쏜다는데도 마시지 않는 저를 보며 친구들은 "독하다" 손가락질 하더군요. 실제로 그렇게 독하지도 않은데 말이죠. 제가 많이 독했다면, 지금 마이너스가 되진 않았을텐데... 남들 생과일쥬스 마실 때 안 마시는 정도의 독함 가지고는 최저생계비로 생존할 수가 없나봅니다. 최저생계비로 살아남으려면 도대체 얼마나 독해야 할까요?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얼마나 독해져야 최저생계비로 이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