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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4

천 개의 찬란한 태양(할레드 호세이니) 아프가니스탄의 두 여자. 그녀들의 삶. 아름다운 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마리암은 대부분의 삶이 자신에게 친절하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마지막 스무 걸음을 걸으면서 조금 더 살았으면 싶었다. 라일라를 다시 보고 싶었다. 그녀의 웃음소리를 듣고 싶었다. 그녀와 같이, 별들이 떠 있는 하늘 밑에서 차를 마시고 먹다 남은 할와를 먹었으며 싶었다. 마리암은 아지자가 커가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슬펐다. 그녀가 아름다운 처녀로 성장하는 걸 못본다는 게 슬펐다. 그녀의 손톱을 헤나로 칠해주고 결혼식 날에 노쿨을 뿌려주지 못한다는 게 슬펐다. 아지자의 아이들과 놀아줄 수 없다는 게 슬펐다. 늙어서 아지자의 아이들과 놀아주는 건 참 좋을 것 같았다. ...(중략)... 마리암은 이 마지막 순.. 2015. 10. 16.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슈테판 볼만) 13세기에서 21세기까지 그림을 통해 읽는 독서의 역사 책 읽는 여자의 그림을 나열하고 설명한 책. 진리가 담긴 그릇 은총을 받은 독서가들 내밀한 순간 책에 매혹된 여자들 즐거움이 머무는 곳 책 속에서 꿈을 꾸는 여자들 열락의 시간 책을 읽는 감수성이 예민한 여자들 자신을 찾아서 열광적으로 책을 읽는 여자들 짧은 도피 책을 읽는 고독한 여자들 독서는 유쾌한 고립 행위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예의 바르게 자신을 접근하기 힘든 존재로 만든다. 외부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닌 이 같은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 아마도 화가들이 오래 전부터 책 읽는 사람을 그리는 것에 매력적이라고 느꼈던 점일 것이다. - 47 page 간혹 "취미가 뭐냐?"고 물으면 "침대에 기대서 맥주 한잔 하면서 책 보기" , "카페에서 커피 마.. 2015. 10. 16.
프리다 칼로, 타자의 자화상(우성주) 47세의 짧은 삶을 마감한 프리다 칼로, 1907~1954년 동안 총 143점의 작품들을 남겼고, 그 가운데 55점이 '자화상'이다. 자화상을 그리지 않은 화가는 미술사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그들 모두의 자화상이 프리다의 자화상처럼 주목을 받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중략) 화가 자신인 '나'와 자신 속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드러낸 프리다의 시선은 때론 그녀가 겪었던 개인적 격동기와 멕시코가 안고 있던 시대적 변화와 함께 뒤엉켜 작품 속에 녹아 있다. 프리다의 정체성은 멕시코의 메스티소와 닮아있고, 그녀의 '자회상'은 멕시코의 '자회상'을 보여주는 상징성을 지닌다. - 8~10 page 프라다에게 몸은 옷이며, 곧 외관이자 상징이다. 무표정한 얼굴이지만, 그녀의 몸은 끊임없는 표현으.. 2015. 10. 14.
남자는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리베카 솔닛) 스트로스깐은 "생전 처음 만난 여성과 맺은 채 7분도 안 되는 성관계까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그의 말을 믿자면, 디알로가 샤워실에서 막 나온 배불뚝이 육십대 남자의 알몸을 보자마자 자진해서 무릎을 꿇었다는 설명을 믿어야만 한다". 이후 다른 여성들도 스트로스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하고 나섰다. 그중 한명인 젊은 프랑스 저널리스트는 그가 자신을 강간하려 했다고 말했다. 스트로스깐은 프랑스 법에 저촉되는 매춘을 알선한 어느 섹스파티 일당과도 연루되었다. 내가 이 글을 쓴느 현재, 그는 '가중 매춘 알선 행위'로 고발될 참이다. 한 성노동자가 제기한 강간 고소는 취하되었지만 말이다. 결국 중요한 점은, 어느 가난한 이민자 여성이 세상에서 가장 유력한 남성 중 한명의 경력을 뒤엎었다는 사실이다.. 2015. 10. 13.